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사태 직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났다고 자랑했다는 군 장성의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일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 전 사령관, 김용군 전 대령의 8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계엄을 사전 모의한 '햄버거 회동'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 전 여단장은 계엄 당일 이른바 2차 회동에 참석한 바 있다.
구 전 여단장은 "(지난해) 12월 3일 롯데리아에서 노 전 사령관과 대화를 할 때 중간에 며칠 전에 대통령을 만났다고 얘기했다"며 "(노 전 사령관이) '대통령이 나한테 거수경례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얘기까지 했다'고 하면서 약간 뻐기듯이 자랑하듯 얘기한 기억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는 "노상원 장군은 10월, 11월경에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 나지만 진급 관련 통화를 하다가 '내가 대통령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두세 번 얘기한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구 전 여단장이 노 전 사령관과 연락을 주고받은 배경에는 '진급' 문제가 있었다. 지난해 4월 상반기 인사에서 소장 승진에 실패한 구 전 여단장은 이후에도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이 주변에 지인이 많으니 진급을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 노 전 사령관이 "삼회 너, 김용현 장관하고 얘기가 잘 됐다"며 "네가 이번에 진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하반기 인사 발표 전날에는 "진급이 안 되더라도 장관님이 다음 보직이나 그런 거 잘 챙겨줄 것"이라며 "장관님이 너를 국방부로 데려와 임무 주려고 하시는 것 같더라"고 들었다고도 했다.
아울러 구 전 여단장은 지난해 10월 31일경 진급 논의를 하던 중, 노 전 사령관이 21대 총선 부정선거 의혹 관련 책자를 건네주며 요약을 부탁한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