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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PF 상반기내 다 턴다.. 저축銀 대출 영업 '기지개'

부실 PF 상반기내 다 턴다.. 저축銀 대출 영업 '기지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에 숨죽이고 있던 저축은행들이 영업 재개를 준비한다. 상반기 안에 부실 PF 자산 정리가 사실상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금리 대출 확대 등에 나설 방침이다. 오는 10월에는 수신 확보와 고객층 확대를 위해 모임통장도 출시할 계획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의 부실 PF는 이달 말이면 9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하반기부터 저축은행의 영업 재개도 기대되고 있다.

그간 업계는 건전성 및 연체율 관리에 치중하느라 대출 영업 등에 소극적이었다. 고금리 상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지난 3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99조5873억원으로, 8개월 만에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부동산 PF로 돈을 벌기 어려진 때문에 리테일(소매금융)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연계투자를 활용한 중금리 대출이 대표적이다.

고려저축은행은 지난 26일 업권 최초로 온투업 연계투자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온투업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입자에게 대출을 실행한 뒤 원리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서비스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에 특화돼 있다. PF 중심의 대출자산 부실화와 대손충당금 등에 지난해 큰 손실을 낸 고려저축은행은 온투업 연계투자 진출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방침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연체율 등이 낮아지면 중금리 대출 등 리테일 쪽을 늘릴 예정"이라며 "금리인하기라 예금금리를 올릴 순 없겠지만 하반기에는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금리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차원에서 모임통장도 출시한다. 저축은행중앙회가 모임통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저축은행 통합 앱 'SB톡톡플러스'를 통해 중앙회 전산망을 사용하는 67개 저축은행의 모임통장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모임통장은 한 계좌를 여러 명이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친목모임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모임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도 함께 내놓을 계획이다.

그간 영업 위축으로 수신잔고가 줄어든 만큼 모임통장을 통해 수신고를 확보하고, 고객 기반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친구들과의 모임뿐만 아니라 부부의 생활비 통장 등 다양하게 모임통장이 활용되면서 고객 저변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 연말에는 본격적인 흑자 전환(턴어라운드)이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올해 1·4분기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는 1543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소폭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손충당금을 미리 많이 쌓아 놓으며 실적 개선이 나타났다.

아직은 연체율이 높은 상황이라 리스크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을 방침이다.
1·4분기 기준 저축은행 업계 연체율은 9.0%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보수적인 영업 기조 하에 여신 규모를 축소했음에도 연체된 채권이 증가하면서 연체율은 상승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는 연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PF 공동펀드 추진, 매각 및 상각 등을 통해 건전성도 지속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