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부터 90대 노인까지 유권자 몰려
오전 7시 투표율 2.4%
고양시 일산서구 장촌초등학교 다목적실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성현 수습기자
[파이낸셜뉴스]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원합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당일인 3일.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의 공통된 바람이었다. 이들은 각자 지지하는 후보는 다르지만 한마음으로 차기 대통령에게 ‘민생경제 회복’을 주문했다.
투표 시작 30분 전인 오전 5시 30분, 고양시 일산서구 장촌초등학교 다목적실에 차려진 대화동 제5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인생 첫 투표권을 얻은 고등학생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친구와 담소를 나누거나 홀로 신문을 보는 등 각자의 방식대로 투표 시작을 기다렸다. “신분증과 등재번호 미리 준비해 주세요.” 투표사무원의 말 한마디에 대기 인파가 건물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양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각 후보자들이 민생을 살릴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투표 시작 40분 전부터 대기줄을 섰다는 최모씨(75)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다”며 “김 후보는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봉천동에 집 한 채만을 갖고 있는 숭고한 분이라 서민 입장을 누구보다 이해한다. 민생경제를 살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3년 내 임기를 마친다는 공약을 보면 권력욕이 없는 후보”라며 "누구보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모씨(55)는 처음 투표권이 생긴 고등학교 3학년 딸 이모씨(18)와 투표를 끝내고 인증사진을 찍었다. 모녀는 입을 모아 “내란 동조 정당인 국민의힘만 아니면 상관없다”며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를 뽑을까 고민도 했지만, 표가 분산되면 김문수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고 판단해 1번을 찍었다”고 전했다. 박씨는 “내란 때문에 박살 난 나라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성남시장 때부터 경제 능력을 보여준 유일한 경제대통령 후보가 민생경제에 마중물 역할을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출근하기 전에 투표소를 찾은 택배기사 김모씨(25)는 “망해가는 대한민국을 상식적인 사람이 이끌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투표 시작 시간에 맞춰 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근본은 강력한 기술력에 있다”며 “이준석이 공약으로 발표한 ‘수학교육 강화’가 이공계를 더욱 발전시켜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차기 대통령은 ‘민생경제 회복’에 가장 힘쓰길 바란다고도 했다.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삼전동주민센터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 시작 시간에 맞춰 투표소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이현정 수습기자
송파구 삼전동주민센터에 차려진 삼전동 제1투표소에도 이른 아침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지팡이를 짚고 가장 먼저 투표소에 도착한 90대와 야간 근무를 끝낸 20대를 만날 수 있었다. 사전투표를 했지만 가족의 본투표를 응원하기 위해 방문한 60대도 있었다. 오전 6시 전까지 투표소 앞 벤치에 앉아 있던 30여명은 투표 시간이 되자마자 출입구 안으로 달려갔다.
90대 정모씨는 “투표를 하기 위해 오전 5시에 집에서 출발했다”며 “살기 좋은 대한민국, 그거 하나면 된다”고 강조했다.
새벽 출근을 하기 전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 한모씨(52)는 “지난 3년 동안 국민들이 너무 많이 고생했다”며 “주변에 빚져서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이 정말 많다. 우리나라가 빨리 경제를 회복해 확실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내의 본투표를 응원하기 위해 온 이모씨(65)는 “투표를 하지 않은 적이 없을 만큼 항상 정치에 관심이 많다”이라며 “이제 나라 안팎으로 시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이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집 구하는 게 정말 어려워진 상황에서 부동산 공약을 고려해서 뽑았다”고 했다.
대선 본투표 날인 3일 오전 7시 기준 투표율은 2.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과 비교해 0.3%p 높은 수치다.
psh@fnnews.com 박성현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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