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광장에서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선서식을 보고 있다. 사진=박성현 기자
"새로운 마음으로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보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행사 시작 전부터 이어졌다. 이른 아침부터 파란 옷을 입은 지지자들이 하나둘 국회로 향했다. 자녀의 손을 잡은 부모부터 중장년층,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모였다.
취임선서식 생중계 화면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1열 자리를 지키려는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국회를 배경으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을 응원하기 위해 행사를 찾았다는 홍모씨(24)도 "탄핵 선고가 있던 4월 4일까지 수십일 동안 안국역 인근에서 철야 농성을 했다"며 "그때 함께했던 동지들과 개표 방송을 보고 곧바로 국회로 달려왔다"고 전했다.
오전 10시 45분께 이 대통령이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국회 본관에 도착하자 현장에 모인 시민들 사이에서는 큰 함성이 쏟아졌다.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하며 박수를 치고 환호했고, 일부는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곧이어 취임선서식이 시작되자 다시 한번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이 대통령의 공식 취임으로 장기간 이어졌던 국정 공백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새 정부가 민생 경제를 회복하고 국민 통합을 이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광명에서 온 유모씨(66)는 "이 대통령이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며 "반드시 어려운 민생경제를 회복시키고, 심각한 양극화를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올라온 권모씨(31)도 "지금은 국민들 간 적대감이 심한 상황"이라며 "대통령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 보여줬던 것처럼 국민 통합에 힘써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들은 상식과 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 보호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황모씨(31)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바란다"며 "그것만으로도 많은 사회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모씨(30)는 "그간 진보 정책이 많이 안 보여서 아쉬웠다"며 "진보 진영에서 응당 해야 할 여성 인권 증진은 물론,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정책을 구체적으로 실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내란 세력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기 화성에서 온 전모씨(60)는 "내란 세력 척결이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며 "이건 정치 보복이 아닌 죄를 지은 자에게 벌을 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모씨(51)도 "내란 세력 척결이 선행돼야 이후 개혁 과제들이 가능할 것"이라며 "정의의 관점에서 국민 통합이 무엇인지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취임선서 행사로 인해 오전 시간대엔 현충로·노들로, 오후 시간대엔 국회대로 일부에서 교통이 통제됐다. 경찰은 이 대통령의 현충원 참배, 취임 선서 일정 등에 기동대 23개 부대, 경찰관 약 1500명을 투입해 경비를 강화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박성현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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