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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변화

[기자수첩]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변화
장유하 사회부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6개월 가까이 이어진 국정공백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정치와 사회 전반이 얼어붙으면서 혼란이 지속됐고, 그 틈을 타 민생은 뒷순위로 밀려났다. 길게 늘어진 정치의 공백 속에서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하루하루를 버텨내야 했다.

수개월간 이어진 혼란의 시간 속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쳤다. 장사를 접을지 고민하는 자영업자, 회사를 그만둔 직장인 그리고 앞날을 걱정하는 청년들까지. 모두 삶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입을 모아 "그 어느 때보다도 요즘이 제일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그간 써 내려간 기사마다 '한숨' '타격' '우려'와 같은 단어는 빠질 줄을 몰랐다.

그럼에도 시간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이 열린 4일 국회에서는 활기를 되찾은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누군가는 손에 태극기를, 누군가는 풍선을 들고 새 정부의 출범을 지켜보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어려운 경제를 회복시켜 달라"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 "희망을 잃지 않는 나라가 되게 해달라"는 시민들의 외침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모두가 혼란을 겪은 만큼 그래서 더 간절한 메시지들이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래가 우리를 향해 손짓하고 있다"며 "벼랑 끝에 몰린 민생을 되살리고, 성장을 회복해 모두가 행복한 내일을 함께 만들어갈 시간"이라고 말했다. 또 "희망이 넘치는 국민행복 시대를 활짝 열어젖힐 시간"이라고도 했다. 국민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회복과 통합의 메시지가 그 안에 담겨 있었다. 긴 정치적 혼란을 뒤로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시간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물론 대통령 취임으로 국정공백이 메워졌다고 해서 국민 삶이 곧바로 나아지는 건 아닐 터다. 다만 변화를 위한 출발선에 다시 설 수 있게 된 건 분명하다. 나라가 제자리를 찾고, 국회가 민생을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 정치는 다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새 정부가 '말'보다 '실천'으로 국민의 기대에 응답하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국민들이 '버텨야 하는 나라'가 아니라 '함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혼란의 끝에서 다시 마주한 새로운 출발점, 그 출발이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발걸음이 되길 기대한다. 더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 그것이 지난 6개월을 묵묵히 견뎌온 국민들이 간절히 기다려온 답이자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내일이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