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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3개국 모두 '초저출산화' 진입.."자녀 교육·여성 가사 부담 높은 탓"

한중일 3개국 모두 '초저출산화' 진입.."자녀 교육·여성 가사 부담 높은 탓"
인천 미추홀구 아인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들을 돌보는 모습.사진=뉴스1
한중일 3개국 모두 '초저출산화' 진입.."자녀 교육·여성 가사 부담 높은 탓"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의 합계출산율 추이. 출처=니혼게이자이신문

[파이낸셜뉴스] 한국과 중국, 일본 3개국이 저출산을 넘어 초저출산화에 접어들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중·일 모두 합계 출생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이 초저출산으로 여겨지는 1.3명을 밑돌았다"며 "3개국 모두 교육에 대한 의식이 너무 강하고 여성의 가사 부담도 무거운 영향"이라고 말했다.

전날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24년 인구동태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인 출생아 수는 68만6061명으로 전년대비 5.7% 감소했다. 1899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70만명을 밑돌았다.

합계출산율은 1.15명으로, 전년(1.20명)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이로써 3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감소 추세여서 일본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2023년 4월 장래추계에서 2024년 출생아 수를 75만 5000명, 합계출산율을 1.27명으로 예측했다. 70만명 붕괴 시점도 당초 2038년으로 봤으나, 실제로는 14년이나 앞당겨졌다.

한국과 중국도 급격하게 저출산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지난해 합계 출생율은 각각 0.75명, 1.0명으로 두 국가 모두 일본보다 낮다.

중국에서는 출산율과 직결되는 결혼 건수도 지난해 3·4분기 475만 건으로 전년보다 16.6% 감소했다. 중국 인구는 2022·2023년 연속 감소했다. 이는 대약진 운동에 따른 대기근 이후 6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 인구는 현재 14억1000만명이다. 2035년 13억9000만명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3개국이 이처럼 심각한 저출산을 겪는 이유로 젊은이들의 경제 상황 악화와 도시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 등이 언급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교육비 등 육아에 대한 불안도 있다. 야마다 마사히로 일본 중앙대학 가족사회학과 교수는 “동아시아에서는 '아이에게 좋은 교육을 받지 않으면 부모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의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가사·육아 부담이 여성에게 몰리는 등 젠더 격차도 영향을 준다는 견해도 강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서는 젠더평등이 진행되고 있는 국가만큼 출생률이 높은 경향이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많은 선진국이 1960년대부터 출생률 저하에 직면한 가운데 프랑스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육아 가구에 대한 지원을 두텁게 해 육아휴직과 보육 서비스를 충실하게 했다"며 "그 결과 프랑스에서는 2006년 합계 출생률 2명을 달성했으며, 스웨덴에서도 2008년에 1.9명을 넘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