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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도 ‘보안 전문가’로… 실습으로 다지는 취업 로드맵

폴리텍대 서울강서 하이테크과정
사이버보안과 ‘취업률 100%’ 주목
10개월간 현장중심 교육과정 거쳐
SK쉴더스 등 대기업 취업도 거뜬
기업 "적응기간 6개월 단축" 만족

비전공자도 ‘보안 전문가’로… 실습으로 다지는 취업 로드맵
서울 강서구 우장산로 폴리텍대학 사이버보안과 학생들이 열심히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 박지영 기자
청년취업난이 국가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와 무색하게 2년 연속 취업률 100%를 기록하고 있는 곳이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 사이버보안과 하이테크과정이 그 주인공이다. 이곳은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위해 현장형 고급 훈련을 실시하면서 취업시장의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높은 취업률로 입소문이 나면서 새롭게 진로를 설계하기 원하는 청년들이 더욱 많이 모여들고 있다.

■현장중심 실습…기업이 원하는 인재

10일 찾은 서울 강서구 우장산로 폴리텍 강서캠퍼스 사이버보안과 실습장은 늦은 오후 피곤한 시간임에도 일제히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필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이테크과정은 만 39세 이하 미취업 청년을 위한 10개월, 1200시간의 집중 교육과정으로 사이버보안, 반도체, 바이오, 스마트금융 등 신산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만큼 학습 강도가 높지만 '취업'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입학한 만큼 모두가 전력을 다해 과정에 임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강의실에서 만난 조수빈 씨는 올해 3월 입학해 하루 9시간 넘게 실습과 과제를 소화하며 정보보안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다. 조 씨는 앞으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확신에 전공과 무관한 분야로 진로를 과감히 틀었다.

그는 "국문과 전공인데 처음엔 케이블 종류도 몰랐다. 그런데 지금은 보안 엔지니어를 꿈꾸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교수님들이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주시고, 실습 위주 수업이라 학부 시절보다 훨씬 유익하고 재미도 있다"고 전했다.

사이버보안과 실습실에서는 방화벽 설정, 가상사설망(VPN) 구축, 보안 취약점 분석 등을 수행한다. 이론보다 '손에 익히는 실력'을 중시하는 하이테크과정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바로 쓰일 수 있는 기술 중심 교육을 가르친다.

실습 중심 커리큘럼이 현장 적응력을 높이는 비결이다. 폴리텍대학 사이버보안과 이송희 학과장은 "폴리텍 학생들은 4년제보다 이론은 부족할 수 있어도 장비를 직접 다뤄본 실습 경험 덕분에 기업에서 더 빠르게 적응한다"면서 "협력 기업에서는 '폴리텍 출신이 6개월은 빠르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전했다.

■취업률 100%...자격증 취득에 힘써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사이버보안과는 취업률 100%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모집 경쟁률은 252%에 달한다. 졸업생들은 SK쉴더스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보안 SI·컨설팅 기업으로도 진출이 활발하다.

비전공자 비율이 높은 만큼, 자격증 취득은 중요한 경쟁력이다. 이 학과장은 "기술 등급 책정이나 연봉 협상에서도 자격증이 기준으로 작용한다"며 "학생들 스스로 소그룹을 이뤄 밤 10시까지 자율 학습하며 자격증을 준비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강서캠퍼스의 또 다른 하이테크과정인 스마트금융과는 인공지능(AI)·클라우드·프론트엔드 개발·블록체인 등을 실습 위주로 익히며, 핀테크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데이터 분석가를 양성하고 있다.

스마트금융과 역시 지난해 취업률 85%, 경쟁률 220%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2023년에는 100%의 취업률을 나타냈으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의 영향으로 업황이 부진한 영향을 받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금융과에도 다양한 인재들이 몰려들고 있다. 폴리텍대학 스마트금융과 황원용 학과장은 "독일에서 수학교사를 하다가 폴리텍에 입학해 재취업하거나, 군인 출신 등 다양한 경력자들이 새로운 출발에 성공하고 있다"면서 "이 분야는 성과 측정이 명확한 분야이기 때문에 이런 점을 선호하는 경우 더욱 잘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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