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01.02.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올해 국내 주요 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13조원 가량 늘어난 반면 자영업자 대출은 1조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해 연체 위험이 높은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이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한 영향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대기업 대출 잔액은 171조4184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741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이 5조원 넘게 증가한 것은 지난해 4월(6조1377억원) 이후 약 1년 만이다.
올들어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말(158조3935억원) 대비 13조249억원(8.2%) 불어났다. 같은 기간 전체 기업대출이 17조5371억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전체 증가분의 74% 가량을 대기업 대출이 밀어올린 셈이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 중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324조5555억원으로 전월 대비 2684억원 줄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내리 감소하다, 지난 4월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한 달 만에 다시 감소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말(325조6218억원)에 비해서는 1조663억원 줄어들었다. 자영업자 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342조1857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147억원 늘어났다. 은행들이 대기업과 우량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을 내준 결과다.
은행들이 자영업자 대출 문턱을 높인 것은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내수 부진 등 국내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영세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자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빗장을 걸어잠근 것이다. 연체율이 높은 영세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이 늘어나면 위험가중자산(RWA)이 높아져 은행들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의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내수 부진 등 경기 침체 영향으로 지난 1월 국내 자영업자 수가 550만명으로 전월보다 7만4000명(1.33%) 감소해 지난 2023년 1월(549만9000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보였다. 2025.03.10. hwang@newsis.com 지난 1분기말 국내은행의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11%로 전년동기대비 변함이 없었으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76%로 전년동기대비 0.18%p 상승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0.71%로 같은 기간 0.17%p 올랐다.
은행의 기업여신 부문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도 지난 1분기말 기준 0.72%로 전년동기대비 0.11%p 상승했다. 대기업 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0.45%로 같은 기간 0.03%p 하락한 반면, 개인사업자 여신은 0.60%로 전년동기대비 0.19%p 상승했다.
다만 금융사들이 건전성 지표 관리에 몰두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기업 대출에만 집중하고 자금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소상공인·취약계층에 대한 자금 공급을 늘리려면 자본비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본비율 훼손 우려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우선적"이라며 "상생금융 확대를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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