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저원가성 예금 확보 수단
임베디드 금융 힘주는 은행권
이커머스 등 유통업과 협업 활발
NH농협은행 제공
은행권에 '임베디드 금융'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유통업계와 협업을 확대하면서 제휴통장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대중 고객이 많은 유통업계에서 신규고객을 손쉽게 확대하고, 금리인하기에 저원가성 예금(핵심 예금)을 확보해 수익성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날 간편결제 서비스 컬리페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컬리페이 제휴통장을 출시하기로 했다. 또 이커머스 플랫폼 컬리의 동반성장을 위한 금융지원과 양사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임베디드금융국을 신설하면서 임베디드금융을 본격화했다. 임베디드 금융은 은행의 금융서비스를 비금융기업의 플랫폼이나 서비스에 녹여서 제공하는 모델이다. 고객이 금융 앱을 방문하지 않아도 다양한 앱에서 자연스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은행은 신규고객과 함께 낮은 이자수익을 제공해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을 방어할 수 있다. 비금융기업은 금융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면서 고객을 자사 플랫폼에 묶는 록인 효과를 노린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유통업계와 은행권의 니즈가 서로 통하면서 최근 시중은행과 유통업계의 협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임베디드금융에 가장 적극적인 KB국민은행은 스타벅스와 함께 선보인 'KB별별통장'의 성공으로 SSG닷컴, GS리테일 등 협업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SSG닷컴과는 올해 내로 '쓱KB은행'을 출시해 SSG닷컴 내에서 KB국민은행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SSG닷컴에 입점한 셀러에게도 우대금리와 판매대금 선전상 등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공급망 금융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대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과도 'GS통장(가칭)' 개발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GS페이 결제를 GS통장으로 하면 상품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가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CJ페이와 손잡고 'CJ페이 우리통장'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하나은행은 올해 중고 생활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 손잡고 사용실적에 따라 최고 연 3.0%의 금리를 제공하는 '당근머니 하나통장'을 내놨다.
은행과 유통업계의 제휴통장의 원조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0년 8월 이마트와 파트너적금을 시작으로 은행과 커머스를 결합한 26주 적금, 저금통, 기록통장, 한달적금 등 다양한 플랫폼 금융상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와 제휴한 기업은 현대백화점을 포함해 총 15곳으로, 누적 약 550만계좌가 개설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매스(대중)고객이 많은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영역"이라면서 "은행은 신규고객 유입에 대한 니즈가 있고, 유통업계는 일부 기업의 독점적 경쟁이 강한 곳이라 서로의 니즈가 맞아서 임베디드 금융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