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건강보험 및 진료 데이터를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약을 개발하고, 그 수익을 국민과 공유하는 '국민 신약 배당' 정책이 제안됐다.
1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멜로디(MELLODDY) 사업단'은 정책 제안 설명회를 갖고 '바이오 데이터 협력체(BDA)' 구축과 '연합학습' 기반의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핵심으로 한 새로운 정책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 제안은 정부의 공식 정책은 아니지만, 다양한 세미나와 공론화를 통해 향후 국가 전략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 사업단의 설명이다.
한국은 전 국민 단일 건강보험 체계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데이터 보유 국가로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크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인해 상업적 활용은 사실상 막혀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김화종 사업단장은 "AI 시대에서 데이터는 핵심 자원이며, 바이오 산업에서 그 가치가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사업단은 데이터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도 활용 가능한 '연합학습'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데이터를 이동시키는 대신 AI 모델이 각 병원이나 기관 내 데이터를 학습하고, 학습된 모델의 가중치만 공유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사업단은 신약 개발로 발생한 수익 일부를 데이터를 제공한 국민에게 돌려주는 국민 신약 배당 개념도 함께 제안했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를 보상받는 차원을 넘어 공공자산의 가치를 민간 산업 발전과 연결하고 그 과실을 국민과 나누자는 취지다.
김 단장은 홍콩의 '레일 플러스 프로퍼티(R+P)'를 사례로 들면서 공공 인프라 개발 수익을 시민과 공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R+P는 철도 개발과 부동산 개발을 결합, 노선 주변의 부동산 가치 상승을 활용해 건설 및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정책 제안은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 신약 개발과 정밀의료 등 미래 바이오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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