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수익 쫓아 상권분석 후 용도변경
서울N스퀘어·여의도파이낸스타워
리테일 리모델링 후 임대료 껑충
티마크 그랜드·아벤트리 호텔
관광객 늘자 오피스 변경 취소
현재 시점 최적의 용도가 기준
오피스로 용도 변경을 추진하다가 다시 호텔이 된 서울 중구 '보코 서울 명동'(왼쪽)과 오피스 변경을 추진 중인 성동구 쇼핑몰 '파크에비뉴 엔터식스 한양대점'. 연합뉴스 알스퀘어 제공
"호텔이었던 곳이 오피스가 되고 식당이 됐다가 한 쪽에는 병원이 들어섭니다. 트렌드는 빠르게 바뀝니다. 빌딩의 변신은 무죄죠."(업계 관계자 A씨)
■관광객 줄면 오피스, 늘어나면 호텔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을 중심으로 상업·업무용 빌딩의 용도 변경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단순 시설 개선과 인테리어 공사 뿐 아니라 건물 쓰임 자체를 바꿈으로써 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특히 최근에는 오피스 빌딩을 호텔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띤다. 지난해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인수한 SM(삼라마이다스)그룹 강남 사옥은 호텔로 다시 용도 변경을 진행 중이다. 이 건물은 호텔이었다가 SM그룹이 인수후 사옥으로 사용해 왔다. 중구 '티마크 그랜드 호텔'과 종로구 '아벤트리호텔 종로점'은 코로나19 펜데믹 시기 추진했던 오피스 변경 계획을 취소하고 다시 호텔이 됐다. 지난해 각각 '보코 서울 명동', '더프리마 호텔 종로'로 명패를 바꿔 문을 열었다. A씨는 "두 호텔 모두 성업 중"이라며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되찾으면서 해당 지역에 호텔 객실이 부족하다는 상권 분석이 빠르게 이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침체된 리테일(상업시설)이나 숙박시설은 오피스로 전환해 생기를 불어넣는다. 알스퀘어는 지난해 쇼핑몰인 성동구 '파크에비뉴 엔터식스 한양대점'(GRE파트너스 소유)의 오피스 변경 프로젝트를 맡았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최근 유동인구 감소와 소비 패턴 변화로 공실이 장기화되며 리테일 단일 운영의 한계가 뚜렷해졌다"며 "리테일 대비 공실 리스크가 낮고 회전율이 높은 오피스의 특성을 감안할 때 기존 대비 높은 수준의 임대 수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익 두배로…최적의 용도 찾아야"
영등포구 신도림 디큐브시티 고층부에 위치했던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은 지난해 오피스로 탈바꿈했고, 이달 말 영업을 종료하는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도 오피스로 변경을 추진 중이다.
오피스를 리테일로 바꿔 수익을 두 배 이상 올린 사례도 있다. 강정구 GRE파트너스 대표는 '서울N스퀘어'(구 명동 화이자 타워)에 리테일 맞춤 리모델링을 진행해 임대료가 3억원에서 6억1000만원으로 올랐다고 소개했다. 여의도파이낸스타워는 오피스였던 2~4층을 리테일 시설로 바꿔 점심 시간에 직장인이 붐비는 빌딩으로 탈바꿈했고, 신한투자증권 사옥이었던 원센티널도 최근 저층부를 증축해 리테일로 활용 중이다.
요즘에는 오피스를 리테일로 용도 변경해 병원을 들여오려는 수요도 풍부하다.
권인중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 임차자문 담당 이사는 "K-뷰티가 호황기에 접어들어 피부과 진료가 포함된 관광 사업이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소유주들도 오피스보다 임대 수익이 높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병원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입지와 업무 권역, 상권 등을 얼마나 정확하게 짚어 내느냐다. 한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 최적의 용도가 무엇인가, 즉 빌딩의 최유효이용을 찾는 행위 자체가 용도변경"이라고 부연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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