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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구축함 사고 책임자 사진 '전면 삭제'…장성택 이후 처음

김명식 前 해군사령관·청진조선소 지배인 홍길호, 김정은 사진서 사라져
NK뉴스 "장성택 이후 첫 편집 사례…강력한 처벌 가능성 시사"

北, 구축함 사고 책임자 사진 '전면 삭제'…장성택 이후 처음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3일 방영한 구축함 '강건호' 진수기념식 영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 3월 함선건조사업 현지시찰 사진(위)을 재공개하면서 당초 김 위원장과 함께 있던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아래)을 완전히 삭제한 채 편집해 내보냈다. 해군사령관은 김명식 대신 동해함대사령관이었던 박광섭(상장)으로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지난달 발생한 구축함 '강건호' 진수 실패 사고와 관련된 핵심 인물들을 관영 매체에서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 전문가들은 이를 지난 2013년 장성택 처형 당시 이후 처음 목격된 '사진 속 인물 제거' 조치로 분석하며 해당 인물들이 매우 강한 처벌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14일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3일 강건호 진수 기념식 영상을 방영하면서 지난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함선건조사업 현지지도 사진을 재공개했다. 그러나 해당 영상에는 원래 사진에 함께 있던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의 모습이 완전히 삭제된 채 편집됐다.

아울러 진수 실패의 현장인 청진조선소 지배인 홍길호 역시 과거 김 위원장과 함께 찍힌 지도 사진에서 등장했지만 이번 보도 영상에서는 마찬가지로 편집된 것으로 확인됐다. 홍길호는 사고 직후 가장 먼저 소환 조사를 받은 인물이다.

김명식의 경우 아직 공식적인 처벌 발표는 없지만 이번 영상을 통해 해군사령관직이 박광섭 상장(동해함대사령관 출신)으로 교체됐음이 공식 확인됐다.

이러한 편집 조치에 대해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북한 당국이 특정 인물을 매체에서 아예 지워버린 것은 2013년 장성택 숙청 당시 이후 처음"이라며 “사고 관련자들이 내부적으로 매우 강도 높은 처벌을 받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강건호는 지난달 22일 함경북도 청진조선소에서 물에 띄워질 예정이었으나 배 뒷부분이 먼저 이탈하는 등 진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현장에서 사고 전 과정을 지켜본 뒤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라며 강한 격노를 표출, 이후 즉각적인 관계자 소환과 문책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