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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승부장 띄운 제네시스...'친환경·럭셔리 시장' 정조준

"르망 24시 출전, 유럽 딜러에 판매 의지 전달"
친환경차 성장하는 유럽서 전기차 라인업으로 승부
해외 시장 공략 속도... 美관세 리스크 경감



유럽서 승부장 띄운 제네시스...'친환경·럭셔리 시장' 정조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에서 열린 르망 24시 행사장 내 제네시스 부스에서 전시된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콘셉트카. 정원일 기자
제네시스 글로벌 판매 동향
연도 글로벌 판매 대수 해외 판매 비중 유럽 판매 대수
2021년 20만1415대 31.1% 501대
2022년 21만5128대 37.2% 2823대
2023년 22만5189대 43.8% 3460대
2024년 22만9532대 43.1% 2660대
(현대자동차그룹)
【르망(프랑스)=정원일 기자】제네시스가 유럽 시장 진출을 본격 확대하면서 글로벌 호조세를 이끌어간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비에르 마르티넷 현대자동차 유럽권역본부장 겸 제네시스 유럽법인장은 제네시스 최대 시장인 미국법인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럽은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를 비롯한 전통 강자들이 포진해 있는 지역인 만큼, 제네시스는 르망24시 등 세계적 모터스포츠 진출을 통해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 다변화로 전기차 수요 둔화와 관세 리스크가 상존하는 미국 시장에서의 의존도도 일부 덜어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유럽 판매, 최근 4년 총 1만대 미만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지역에서 판매된 제네시스 차량은 2660대로 글로벌 총 판매대수의 1.1%에 그쳤다. 범위를 4년으로 넓혀도 2021년 501대, 2022년 2823대, 2023년 3460대에 불과하다. 이 기간 해외 판매 비중은 31.1%에서 43.1%로 훌쩍 늘었다. 그만큼 제네시스 유럽 판매가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제네시스가 유럽 내 인지도가 높은 르망 24시를 비롯, 모터스포츠에 나가는 것도 유럽 딜러들에 장기적인 판매 의지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환이다.

제네시스는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전기차 라인업을 내세워 유럽 내 '친환경 럭셔리'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엔 유럽의 친환경 시장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ECA)에 따르면 올해 1~4월 유럽 신규 등록 자동차 중 친환경차(전기차+하이브리드)의 비중은 58.5%로 절반을 넘어선다. 38.2%를 기록한 내연기관차(휘발유+경유)를 넘어섰다. 1년 전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의 신규등록이 48.4%로 가장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친환경 차의 성장세가 가팔랐던 셈이다.

오는 2035년 유럽 자동차 시장 내 내연기관 차량 판매가 전면 금지되는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유럽 자동차 시장 내 친환경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 2027년 고급차 시장의 전기차 비중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특히 프랑스는 럭셔리 소비 문화가 발달하고 고급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7%를 차지하는 등 유럽 럭셔리 전기차 시장의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美 관세 부담도 덜어 낸다
향후 유럽에서의 판매 확장세가 본격화할 경우 최대 판매처인 미국의 관세 리스크 부담도 일부 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 자동차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정책 변수가 여전히 존재한다.

제네시스는 유럽 현지 생산 역시 향후 판매 확장세에 따라 유동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비에르 마르티넷 법인장은 "(제네시스를) 유럽 현지에서 생산하면 가장 좋을 것"이라면서도 "그러기 위해선 정당성이 필요하고 현재 판매량으로서는 힘들기 때문에 판매량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제네시스는 올해 유럽 르망 시리즈(ELMS)를 우승한데 이어 내년에는 세계 내구 선수권(WEC) 하이퍼카 클래스 출전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통해 제네시스만의 디자인과 고성능, 젊은 럭셔리 브랜드의 존재감을 유럽 시장에 널리 알릴 계획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