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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새 인사 기준 제시... 학력·병역 대신 자격증 본다

파벌 문제 해소하고 통합 모색

우리은행, 새 인사 기준 제시... 학력·병역 대신 자격증 본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2025년 경영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이 새로운 인사기준을 공개했다.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 안착을 위해 인사카드에서 학력과 병역, 출신 지역을 삭제하고 전문성(역량)과 성과(인정), 경력에 따른 기준을 세웠다. 업무능력과 무관한 인사정보가 우리은행 내 계파 갈등으로 이어지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새로운 인사기준에 따라 행원들이 자기주도형으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각종 포상을 내걸었다. 영업전문직군과 지주사 파견 등 경력별 맞춤형 포상 기회를 선정한 만큼 능력에 따라 승진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정진완 행장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온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새로운 인사카드 작성 기준을 제시했다. 임직원의 인사카드에 기록되던 학력과 병 출신지역 등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정보를 전부 삭제했다. 빈자리는 개개인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채웠다.

새 기준은 △전문성(역량) △성과(인정) △경력(커리어 레코드)으로 나눴다. 전문성은 각 직원이 보유한 자격증부터 '주도적 자기개발'을 위한 연수이력을 확인한다. 이 외에도 직무역량(WLT)과 외국어 구사능력을 기록해 직원을 평가한다.

성과 분야는 은행 발전에 기여한 척도를 보기 위해 은행 내에서의 수상 이력을 기재한다. 이 밖에 우리금융그룹에 기여한 수상 이력과 직원별 '인정 아이콘' 정보도 들어간다.

경력에는 직원이 입행 이후 거쳐온 모든 부·점별 자세한 담당업무가 기록된다. 영업전문인력(RM·PB), 팀장 등 리더 직책의 경력정보는 물론 지주사 파견 근무와 각종 태스크포스(TF) 참여 정보도 포함된다. 경력직 입사자의 경우 입행 이전 경력도 들어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 행장은 취임 당시 젊고 역동적인 기업문화를 강조하며,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을 약속했다"면서 "행원들의 자기개발을 위한 동기를 부여해 조직문화를 새롭게 가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우리은행은 각종 자기개발 챌린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이 연수를 신청할 경우 '도전의식'을 고양시킨다는 구상이다. 챌린지 방식으로 자율적인 학습 동기를 부여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자격증 취득 △WLT 상위 성적 △코딩 콘테스트 레벨 취득 △행내 기준 외국어 1등급 취득 등 4개 챌린지를 자율적으로 신청, 목표 달성시 포상키로 했다.

이 밖에 영업전문 행원의 자격증 획득시 특별시상도 이뤄진다. 영업전문직군의 관리자급 이하 전 직원이 △신용분석사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그룹장 명의의 포상이 주어진다.

우리은행은 자기주도학습 우수 직원도 시상한다.
자기주도학습과 자율적인 연수 참여 활성화를 위해 책임자급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평가한다. 자율연수 참여 정도와 의무연수시간 초과 수료 등을 기준으로 상위 1~2위 직원에게 그룹장상을 줄 방침이다.

우리은행의 한 행원은 "입행 이후 자격증 취득, 연수 등으로 은행 내에서 꼭 가고 싶었던 부서로 이동하기 위해 나름대로 경력을 개발하고, 퇴근 후에도 공부하고 있는데 경영진이 이를 도와주면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 것 같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