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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수명 또 늘려준 트럼프... 매각시한 세번째 미뤄 9월로

금지법 유예기간 90일 연장하기로

'틱톡' 수명 또 늘려준 트럼프... 매각시한 세번째 미뤄 9월로
AP연합뉴스
올해 초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 덕분에 미국 서비스를 계속 운영 중인 영상 플랫폼 '틱톡'이 9월 중순까지 90일 더 영업할 수 있게 됐다. 현지 정치권에서는 트럼프가 중국과 무역 협상 카드로 틱톡의 수명을 계속 연장하는 상황에 불만이 흘러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를 방문했던 트럼프는 17일(현지시간) 귀국하는 전용기에서 '틱톡 금지법' 유예 기간을 연장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마도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여러 차례 말한 것처럼 틱톡 서비스가 중단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이번주에 틱톡 금지법 유예를 90일 더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다고 예고했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4월에 틱톡의 모기업이 중국 바이트댄스라는 점을 비난하며 틱톡이 미국 사용자의 주소 등 민감 정보를 중국 정부에 전달하거나 미국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의회는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키고 정해진 기한까지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업권을 비(非)중국 기업에 팔지 않으면 미국 내 틱톡 운영을 금지한다고 확정했다. 틱톡 금지법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올해 1월 19일까지 사업권을 팔아야 했으나 기한 내에 팔지 못해 결국 미국 서비스를 중단했다.

트럼프는 지난 1기 정부 당시 미국 내 틱톡 운영을 금지하려 했으나 지난해 대선에서 틱톡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하면서 생각을 바꿨다. 그는 지난 1월 20일 취임과 동시에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 동안 유예하면서 미국 틱톡을 되살렸다.

트럼프는 미국계 자본이 지분 50%를 차지하는 신생 법인을 세운 다음 미국 틱톡의 사업권을 새 법인에 옮기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현지 매체들은 지난 4월 초에 미국 IT 벤처 투자사 앤드리슨 호로위츠,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 등이 틱톡 사업권에 관심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공동 설립자인 마크 엔드리슨은 트럼프의 지지자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트럼프의 '상호관세' 공격을 받은 중국 정부가 거래에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트럼프는 3월 중국이 틱톡 매각을 허가해주면 관세를 깎아주겠다고 말했지만 중국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결국 트럼프는 틱톡 금지법 유예를 이달 19일까지 75일 더 연장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 법학전문대학원의 앨런 로젠스타인 부교수는 트럼프가 틱톡 금지법을 3차례나 유예했다며 "대통령이 그가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률을 무효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미국 하원 중국 공산당 특별위원회의 존 무레나르 위원장(공화·미시간주)은 지난 3일 정치 컨퍼런스에서 트럼프의 틱톡 금지법 3차 유예 가능성을 묻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협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일단 틱톡 운영을 멈추고 중국이 협상 무대로 나오는 지 보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진영에서도 트럼프의 조치에 부정적이다. 조시 고테이머 하원의원(뉴저지주)과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뉴욕주)을 포함한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달 트럼프에게 연명으로 서한을 보내 틱톡에 대한 분명한 계획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