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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AI 신약 인프라 부족… 임상데이터 통합·관리체계 필요 [제17회 서울국제신약포럼]

패널토론
AI 도입 후 신약 개발 시간·비용 단축
글로벌 빅파마, AI 연구원만 200명 넘어
韓, 기업·대학 정보통합… 틈새 발굴해야

韓, AI 신약 인프라 부족… 임상데이터 통합·관리체계 필요 [제17회 서울국제신약포럼]
표준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 부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서울국제신약포럼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표 부원장, 김소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순환신경계약품과 과장, 남혁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첨단바이오기술과 과장, 김광록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 본부장, 정경진 국가독성과학연구소 차세대비임상연구본부 본부장, 최재문 칼리시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후보물질 등 임상 데이터를 통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가 한국화학연구원, 국가독성과학연구소와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의 미래'란 주제로 공동 개최한 제17회 서울국제신약포럼 패널토론에서 참석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이날 패널 토론은 표준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 부원장을 좌장으로 김소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순환신경계약품과 과장, 남혁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첨단바이오기술과 과장, 김광록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 본부장, 정경진 국가독성과학연구소 차세대비임상연구본부 본부장, 최재문 칼리시 대표가 참여했다.

■AI 기술성과 가시화…산학연 연계 등 융합 필요

토론자들은 신약 연구에 AI 기술을 도입한 뒤 어느 정도 성과가 나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 본부장은 "2020년 이후 AI 기술이 신약 개발에 도입되면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단축된 게 사실"이라며 "이후 신약 개발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본부장은 "이전에는 독성병리 연구자들이 슬라이드를 만들어서 한 땀 한 땀 현미경으로 작업해야 하는 등 긴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제는 슬라이드를 이미지로 만든 뒤 딥러닝을 통해 학습하면서 독성진단 속도가 빨라졌으며, 오차 역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특히 산학연 연계를 통해 AI 신약 개발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독성병리에 있어 슬라이드를 고해상도로 볼 수 있게 하려면 디지털 전문가, 학습을 통해 슬라이드 이미지 병변을 분류하려면 딥러닝 전문가, 신뢰성을 검증하려면 통계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학문적 융합이 있어야 AI 신약 개발에 실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도 AI와 컴퓨터, 바이오 등 다양한 지식을 갖춘 융합인재가 필요한데 실제로는 필요한 지식의 절반도 모르는 이들이 많은 실정"이라며 "여기에 각자 쓰는 전문용어 역시 달라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전문성을 갖춘 융합형 인재 육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대비 인프라 부족…제도개선 시급

AI 신약 개발에 있어 글로벌 빅파마에 비해 인프라 등에서 뒤처져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본부장은 "AI 신약 개발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같이 소수 연구자들이 끌고 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좀 더 큰 집단이 필요하며, 빅파마와 차별화된 틈새시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기업과 대학이 보유한 후보물질 등 임상 데이터를 통합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본부장은 "향후 5년 내 AI 기술을 이용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은 인간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진행되고, 이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며 "AI 신약 개발에서 앞서가기 위해 방대한 임상 데이터 확보가 중요한데 기업과 대학에 있는 정보를 통합해서 같이 분석하는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표 부원장 역시 "통상 빅파마는 AI 연구원만 200명 이상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AI 신약을 위한 파이프라인 전주기를 지원한다"며 "빅파마들과 격차가 벌어지지 않기 위해 임상 데이터 활용을 비롯해 틈새시장 발굴 등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과장은 "AI 신약 개발은 임상 데이터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는데 임상 데이터는 사용하는 데 있어 규제가 많다"며 "물론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지만 이를 학문적으로 풀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바이오데이터법을 준비 중인데, 이를 통해 기업과 대학에서 임상 데이터를 수월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아울러 바이오파운드리, 전임상센터 등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강중모 팀장 강경래 서지윤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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