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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선박 물량 턴 삼성重·한화오션... '미래 투자' 재원 마련 가속도

장기신용등급 전망 '긍정적'으로..매출 4.8조→10.7조
KAI 완제기 수출 수주잔고 9800억→5.3조
현대코퍼레이션, 전력기기 납품 증가 등에 수익성 개선세

저가 선박 물량 턴 삼성重·한화오션... '미래 투자' 재원 마련 가속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제공

신용등급 변화가 있는 기업들의 주요 재무성과
신용등급 등락 기업 2022년 매출 2024년 매출 2022년 EBIT 2024년 EBIT
신용등급 상승 두산 16조9958억원 18조1329억원 1조1260억원 1조38억원
삼성중공업 5조9447억원 9조9031억원 △8544억원 5027억원
HD현대일렉트릭 2조1045억원 3조3223억원 1330억원 6690억원
대한항공 14조961억원 17조8707억원 2조8306억원 2조1102억원
한진칼 2003억원 2922억원 145억원 492억원
신용등급 전망 하락 SK지오센트릭 13조9169억원 13조1935억원 879억원 △677억원
한화토탈에너지스 13조9912억원 11조7977억원 2240억원 △2047억원
신용등급 전망 상승 한화오션 4조8602억원 10조7760억원 △1조6136억원 2379억원
한국항공우주산업 2조7869억원 3조6337억원 1416억원 2407억원
현대코퍼레이션 6조1270억원 6조9957억원 668억원 1335억원
(NICE신용평가)

[파이낸셜뉴스] 저가 선박 물량을 털어낸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미래 기술과 시설 투자 재원 마련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주잔고 확대와 매출 증대에 힘입어 장기신용등급이 각각 A-(안정적), BBB+(긍정적)으로 상향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현대코퍼레이션도 매출 증가에 따른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돼 자금 조달에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重·한화오션 '저가 선박 물량' 털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NICE신용평가는 삼성중공업의 장기신용등급을 지난 7일 만료된 BBB+(안정적)에서 A-(안정적)로, 단기신용등급을 A3+에서 A2-로 상향 조정했다. 3월 말 기준 31조7000억원에 달하는 수주잔고에 힘입어 신용등급이 개선된 것이다. 박현준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중국 내 종속기업 및 외주 제작사 선확보 등을 바탕으로 2023년 이후 경쟁사 대비 원활한 공정 진행이 이뤄졌다. 2023년 1·4분기 영업흑자 전환 후 분기별 흑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오션도 최근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아졌다. 한화오션은 연결기준 매출액이 2022년 4조8602억원에서 2024년 10조776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양사 모두 2020~2021년 수주한 저가 선박 물량을 대거 털어내며 수주잔고와 매출 확대를 이뤄냈다. NICE신용평가는 현재 잔고 내 잔존한 저마진 물량(2021년초 수주한 컨테이너선 등)이 2025년 3분기까지 인도될 예정임을 감안하면 이후 수주잔고의 질적 구성이 더욱 제고된다고 봤다. 영업수익성 개선세가 중단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한화오션의 초고가 물량이 오는 4·4분기 82%(금액 비중 기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5척 중 4척에 해당하는 규모다. 저가 수주로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아왔던 물량은 오는 3·4분기부터 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간으로 상선 매출액 기준 2020~2021년에 수주한 (저마진) 선박 비중이 0%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2021~2022년 수주분이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한 2024년 대비 올해 매출 및 수익성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선종별로는 고선가, 고마진 액화천연가스(LNG)선 매출비중이 2024년 50% 수준에서 올해 1·4분기 60% 수준까지 증가했다. 연간으로는 65%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KAI·현대코퍼 '재무부담 개선'
KAI(AA-)와 현대코퍼레이션(A)도 최근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아졌다. KAI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2년 2조7869억원에서 2024년 3조6447억원, 현대코퍼레이션은 같은 기간 6조1270억원에서 6조9957억원으로 늘어났다.

K-방산 수출에 앞장서고 있는 KAI는 2022년 폴란드 FA-50 수출(3조5000억원), 2023년 말레이시아 FA-50 수출(1조2000억원) 등으로 완제기 수출 수주잔고가 2021년 말 9800억원에서 2024년 말 5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김형진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후 폴란드 FA-50 2차계약 물량 36대 납품(2025~2028년 예정), 2026년 후 KF-21 1차계약 물량 20대 납품(2026~2027년 예정) 등을 바탕으로 운전자금 부담이 감소하고, 잉여현금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KAI는 7월 초 2500억원 규모 일반회사채(SB) 발행을 추진 중이다. 3년물 1700억원, 5년물 800억원 등이다. 당장 KAI가 갚을 돈이 SB 발행 규모 대비 많지 않다는 점에서,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자금과 운전자금 목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2024년 말 사업보고서 기준 KAI의 올해 11월까지 만기인 단기차입금은 413억원이다. 12월까지 유동성 장기차입금은 297억원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전력기기 납품 증가 등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 EBIT은 2024년 1·4분기 280억원에서 2025년 1·4분기 369억원으로 급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0년 332억원, 2021년 351억원, 2022년 668억원, 2023년 993억원, 2024년 1335억원 순으로 증가세다.

송동환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1실 책임연구원은 "주력사업의 특성상 회사의 운전자금 규모는 거래 중인 거래선의 대금지불 조건 등에 따라 향후에도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현대코퍼레이션은 매출채권 관련 회수기일 조정, 선수금 등 확충을 통해 현금흐름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에 있다. 2024년의 경우 부동산 펀드의 청산에 따라 회사 연결실적에 합산됐던 관련 차입금이 제거돼 재무부담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