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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스 가든플레이스, 팔린다" 3조원대 도쿄 금싸라기 땅 쟁탈전

삿포로홀딩스, '에비스 가든플레이스' 포함 부동산 매각 본격화
대형 디벨로퍼·사모펀드 관심, 3조원 이상 가치 추정

"에비스 가든플레이스, 팔린다" 3조원대 도쿄 금싸라기 땅 쟁탈전
도쿄 시부야구 에비스 가든플레이스 일대. 사진=김경민 특파원

【도쿄=김경민 특파원】 도쿄 시부야의 대표 명소 '에비스 가든플레이스'가 주인을 바꾼다. 삿포로홀딩스가 보유 중인 이 부동산은 단일 자산만으로도 3조원 이상 가치가 매겨지는 금싸라기 땅이다. 현재 글로벌 투자펀드와 일본 대형 디벨로퍼 간 치열한 입찰전이 벌어지고 있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삿포로홀딩스는 전액 출자 자회사인 삿포로부동산개발을 외부 자본이 과반을 차지하는 형태로 매각하는 방침을 이미 확정했다.

1차 입찰에는 해외 대형 투자펀드와 다수의 디벨로퍼가 응찰했다. 이 중 미쓰비시지쇼-론스타, 베인캐피털-도큐연합, KKR-노무라부동산 연합 등이 2차로 진출했다. 낙찰자는 이르면 11월께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의 핵심인 에비스 가든플레이스는 1994년 완공된 복합 상업시설로 도쿄 야마노테선 내에 남은 마지막 고급 입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부지 면적만 약 8만3000㎡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 시설 단독으로만 (약 3조7800억원) 수준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삿포로홀딩스의 전체 투자용 부동산 가치는 2024년 말 기준 약 4029억엔에 이른다.

미쓰비시지쇼는 본거지인 마루노우치 외의 수익 기반 확대를 위해, 도큐부동산은 시부야 재개발의 다음 스텝으로 각각 입찰에 나섰다. 그러나 일부 대형 부동산기업은 "브루어리 등 기존 시설에 손을 얼마나 댈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삿포로홀딩스가 부동산 매각에 나선 배경에는 본업인 주류 사업 강화가 있다. 회사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류 부문에 자금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실무 관계자들은 "주류 사업 확장이 녹록지 않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현재 삿포로홀딩스 전체 영업이익의 35%가 부동산에서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대신할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거래의 성패는 가격에 달려 있다. 결국 고가 입찰 경쟁이 될 것이며 대응 가능한 인수 주체는 사모펀드나 일부 대형 디벨로퍼뿐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외부 경영참여를 요구해 온 행동주의 펀드 3D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의 압박도 변수다.
3D는 삿포로부동산개발이 직접 보유하지 않은 부동산까지도 매각하라고 요구해왔다.

또 다른 불확실성은 에비스 인근을 관할하는 JR 동일본의 움직임이다. 닛케이는 "JR은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도심 재개발에 적극적인 만큼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