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억수 특검보 "지연 우려"...尹 "정치적 수사"
윤석열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에 내란 특별검사팀이 처음으로 출석해 공소유지를 맡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 특검법’의 위헌성을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3일 윤 전 대통령 사건의 8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조은석 특별검사팀 소속 박억수 특검보가 처음으로 출석해 검사석에 앉았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은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기소한 뒤 지난 19일 특검으로 이첩됐다.
박 특검보는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 "재판부도 고충이 있겠지만, 현재 공소제기일로부터 5개월이 지나 피고인의 구속 만료가 임박하는 등 법 집행 지연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재판을 지금보다 더 신속히 진행해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팀은) 그동안 12·3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등이 수사 과정에서 확보했던 증거자료와 이후 특검 수사 과정에서 확보될 증거들을 토대로 국민 관심이 집중된 이 사건의 실체를 낱낱이 규명해나갈 예정"이라며 "재판부 소송 지휘에 따르면서도 공소 유지를 위해 필요할 경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 수사의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위현석 변호사는 "이 사건 특검법은 위헌"이라며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특정 정치세력이 주도해 특검을 추천하고, 같은 당에 소속된 대통령이 임명하고 수사권을 재차 행사하는 건 역사상 전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사 결과가 이미 존재하고 재판 중임에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다음 다른 목적에 따라 (특검법이) 제정됐다"며 "이미 기소된 사건에서 검찰의 공소 유지에 어떤 문제가 있었기에 기존 검찰을 끌어내고 다른 검찰권을 행사하게 할 입법적 정당성, 합리성을 찾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헌법재판소에 법률적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을 들은 뒤 "의견서를 제출해주시면 재판부에서 그에 대한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남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재판에 출석했다.
그는 이날 오전과 오후 법정을 드나들면서 취재진이 '내란특검에 대한 입장', '수사기관 출석 불응', '특검의 신속한 재판진행 요구에 대한 입장' 등에 관해 질문을 받았지만 침묵을 유지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지만 지지자 쪽으로는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재식 합참 전비태세검열차장, 권영환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장의 증인신문도 이어졌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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