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임기 종료 D-7, '5대 개혁' 관철 의지 드러내
당 일각선 '당권 행보' 시각도.."젊은 인사 나와줘야"
원내 '소통 부실' 지적하며 "의원들이 움직일까" 의문도
金 "당 개혁 미루면 전대 출마 자체가 의미 없어" 일축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특별자치도청을 방문해 김진태 지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임기 종료를 일주일 앞두고 전국을 순회하는 '혁신 투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신이 제안한 당 혁신안이 수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 당원 및 일반 국민의 호응을 적극 얻겠다는 구상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5대 개혁안'에 힘을 싣기 위해 지난 21일 제주를 시작으로 인천과 강원을 순회하며 '민심 청취'에 나섰다. 다만 당 일각에선 이르면 8월 중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기 위한 빌드업 차원의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장은 "당이 개혁을 미루거나 변화할 생각이 없다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며 당권 도전설을 일축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비대위원장은 주요 지역을 순회하며 대국민 소통에 나선 가운데 이날 강원도청에서 김진태 지사와 만난 뒤 강원지역 언론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김 비대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우리 당이 대선에서 패배했고 국민들께 실망을 안겨드렸지만 중요한 것은 개혁하겠다는 의지"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포함한 '5대 개혁안' 관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21일 제주 4·3평화공원 참배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이 과거를 책임지고 반성한다는 의미에서 '탄핵 반대 당론'만큼은 무효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인천에서 유정복 시장과도 만나 당 개혁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전국 민심 청취와 혁신안의 당위성 확보를 위한 여론전 등을 명분으로 김 비대위원장이 사실상 당권 도전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중진인 A의원은 "당권 행보라고 본다"고 "젊은 인사가 나와줘야 당 분위기도 살고 쇄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B의원도 "남은 임기 동안 본인의 자리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에 도전해도 승리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유는 김 비대위원장이 '5대 개혁안'을 관철하는 과정에서 당심과 원내간 소통이 미흡했다는 점에서다. C의원은 "민심 청취를 먼저 했어야 했다. 혼자 생각할 것이 아니었다"고 지적했고, D의원은 "선거가 아니라 지명으로 얻은 자리인데, 그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의원들이 좋게 보지 않은 것 같다"며 "당원들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의원들이 많이 (지지하기 위해) 움직일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김 비대위원장이 당권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당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더라도 붙어볼 만 하다. 다른 후보들은 너무 올드하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 2021년 당시 국민의힘 당권 경쟁 초반 뒤쳐졌지만 '개혁'의 바람을 타고 43% 득표율로 당선된 사례가 있는 만큼, 김 비대위원장도 혁신을 위한 열망이 강해진다면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2021년은 20대 대선을 앞둔 시기로 당원들의 혁신 열망이 강했던 만큼 당시 상황과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정작 김 비대위원장 본인은 '혁신 투어'가 당권 행보가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개혁을 미루거나 변화할 생각이 없다면 출마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며 "개혁의 동력이 꺼지지 않고 이어지게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혁신 전국 투어에 대해서도 "대선 이후에도 지역 과제들을 다시 한번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8월 중순 전대를 열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로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나경원·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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