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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중동 진출기업에 11조 유동성 공급

중동 확전 우려에 시장 변동성 ↑
CEO 주재 긴급회의 등 현황 점검
기업·소상공인 금융 지원안 마련

4대금융그룹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 최고경영자(CEO) 주재 긴급 회의를 열고 위기 대응에 나섰다. 중동 리스크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외환·자금시장 등 유동성 리스크를 점검하는 동시에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선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금융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이날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수출입기업과 소상공인, 중동지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을 위해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을 위한 총 2조원 규모의 유동성 신속지원 특별프로그램을 신규로 시행한다. 최대 2%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행복플러스 소호대출 등 특판대출의 한도를 1조3000억원을 증액해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공급도 확대한다.

앞서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지난 22일 중동 분쟁과 관련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환율, 유가, 금리 변동으로 인한 예상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시장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신한금융과 신한은행도 리스크관리그룹을 중심으로 위기관리협의회를 개최하고 중동분쟁 심화에 따른 현황을 점검했다. 협의회에는 20여개 본부 부서가 참석, 주요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면서 부문별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날 지주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를 주관으로 하는 그룹위기관리협의회를 열고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데 따른 유가 급등의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로 파급 등을 모니터링했다. 특히 고유가로 인한 특정 산업군의 재무 부담 심화 여부도 진단했다.

신한금융은 아직 그룹에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고 파악하고 있지만 중동 지역 인프라 사업 관련 그룹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고객 손실 리스크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소상공인 �G 중소기업 등을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실질적 대응 역량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이날 양종희 회장 주재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 협의회'를 열고 지주 임원들과 함께 향후 발생 가능한 시니리오를 점검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국제 유가 급등 시 피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선제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리금융은 정진완 행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시장상황을 살폈다. 정진완 행장은 "특히 기업금융전문가(RM)를 중심으로 수출 피해기업을 신속히 파악하고, 현장 중심의 금융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정보보안을 위해 국외점포를 포함한 내부 IT 체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중동 지역 내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현지 지점·사무소 현황 점검에도 나섰다. 현재 신한·하나·우리·산업·수출입은행 등이 중동에 진출해 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