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을 장애에서 극복가능한 질환으로"
국내 인공중이 시술 1000건 중 40% 차지
최재영 교수가 인공와우 수술을 하고 있다. 연세대의료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세브란스병원이 청각 임플란트 수술 3000례를 돌파했다고 24일 밝혔다.
인공와우부터 청성뇌간이식까지 환자 맞춤형 치료를 확대해온 세브란스병원은 유전자 기반 정밀의료와 통합 재활 시스템까지 갖춰 난청을 ‘장애’가 아닌 ‘극복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청각은 외이, 중이, 내이, 청신경을 거쳐 뇌에 도달하는 복잡한 전달 과정을 통해 가능하다. 이 중 특정 부위의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난청은 종류와 원인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한다.
특히 내이의 유모세포 손상 등으로 발생하는 고도 감각신경성 난청은 보청기만으로는 효과가 미미한 경우가 많다. 인공와우 등의 청각 임플란트가 대안으로 활용된다.
세브란스병원은 1988년 국내 최초로 인공와우 수술을 성공시킨 이후, 인공중이, 골전도 임플란트, 청성뇌간이식 등 다양한 청각 임플란트 분야를 개척해왔다. 현재까지 인공와우 2376건, 인공중이 408건, 골전도 190건, 청성뇌간이식 26건 등 총 3000건의 수술을 집도했다. 특히 국내 인공중이 시술 1000건 중 40%를 세브란스병원이 담당했다.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는 최재영 교수와 정진세 교수를 중심으로 한 정밀의료 기반 치료 전략이 있다. 정 교수는 15년간 3500명 이상의 난청 환자 유전자를 분석하며 특정 유전자 변이에 따른 맞춤형 약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OSBPL2', 'NLRP3' 유전자 변이 환자에게는 라파마이신과 아나킨라를 활용해 청력 회복과 이명 완화를 유도했다. 펜드린·'KCNQ4' 유전자 변이 환자 대상 치료제는 기술이전 성과도 이뤘다.
수술 후의 재활도 세브란스병원의 경쟁력이다. 청각 언어치료실과 사회복지팀, 하님정밀의료센터 등과의 협진 체계와 수술 아동을 위한 사회적응 프로그램 ‘꿈품교실’은 국내외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KT 후원으로 2012년 시작된 꿈품교실은 음악, 미술, 영어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수술 후 청각 회복뿐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 발달까지 지원하고 있다. 세브란스는 이 프로그램을 전남, 제주, 경북 등 지역에 전수했고 2019년에는 캄보디아에 해외 1호 교실을 개설하며 글로벌 확산에도 나섰다.
최재영 교수는 “세브란스는 난청 치료에 있어 단순 수술을 넘어 유전자 분석, 종양 연계, 약물 병행 등 통합적 접근이 강점”이라며 “청각 임플란트는 이제 단순한 보조기구를 넘어 환자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혁신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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