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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캠프페이지, 시민 뜻대로 공원 조성하라"...춘천 A아파트 설문조사

당초 계획 시민문화복합공원 조성 입주민 50% 찬성
춘천시 추진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 16%만 지지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조사 결과 강원도·춘천시 제출

"춘천 캠프페이지, 시민 뜻대로 공원 조성하라"...춘천 A아파트 설문조사
춘천 옛 캠프페이지 부지.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춘천 캠프페이지 개발 방향을 놓고 강원도와 춘천시가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춘천의 한 아파트 단지가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공원 조성 계획을 대폭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일고 있다.

춘천 캠프페이지 인근에 위치한 A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지난 18일 전체 1000여세대를 대상으로 '캠프페이지 활용 방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모바일 투표로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415세대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50.1%에 해당하는 208세대가 '시민 문화복합공원 조성'이라고 답해 강원도의 캠프페이지 개발 방향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선8기 육동한 시장이 기존 개발 방향을 뒤집고 새롭게 추진하는 '도시재생혁신지구 조성'에 대해서는 전체의 15.9%(66세대)만 지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춘천시가 도시재생혁신지구 조성 사업을 추진하기 전 시민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나머지 입주민들은 37세대가 기업단지 조성, 35세대가 행정기관 타운 조성, 31세대가 강원FC전용구장 조성 등의 의견을 냈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최근 캠프페이지 개발 방향과 관련, 춘천시와 강원도의 갈등이 격화되자 실제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설문조사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춘천 캠프페이지, 시민 뜻대로 공원 조성하라"...춘천 A아파트 설문조사
춘천 A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가 최근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캠프페이지 개발 방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입주민 제공

앞서 춘천시는 미군 부대로 사용하던 캠프페이지 부지가 2005년 폐쇄되자 1774억원을 들여 매입했으며 민선 6기와 민선 7기 춘천시는 캠프페이지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민선 8기들어 춘천시는 정부 공모사업인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공모 신청서를 국토부에 제출한 상태다.

춘천시는 캠프페이지 노른자위 땅 12만7000㎡에 첨단영상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컨벤션센터를 지어 운영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춘천시는 지난 3월 춘천시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공청회를 열고 토론을 진행했지만 반대 의견을 낼 패널을 제외, 일방적인 의견 수렴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반면 강원도는 미군기지 공여구역인 캠프페이지 용도에 대한 도지사 승인이 없었고 시민들과의 소통 부족과 시의회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 왔으며 최근 국토부에 '캠프페이지를 (공모사업) 평가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양 측 갈등이 격화된 상태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 변보용 씨는 "이번 설문조사가 아파트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명확하게 현재 춘천시 개발계획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캠프페이지 개발 문제는 정당과 상관없이 시민들의 의견을 토대로 방향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선 6기와 민선7기 당시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는데 왜 민선8기 들어 시민 의견 수렴없이 전면 수정됐는지 춘천시는 이유를 밝혀야 한다"며 "이번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국정 운영 전반에 반영하는 국민주권정부를 지향하고 있는데 춘천시도 시민의 목소리를 시정에 반영해 캠프페이지 개발 계획을 수립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아파트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강원도와 춘천시에 각각 제출했으며 관련 부서로부터 민원처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