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

편의점, 옷·화장품도 판다… 미니 종합 쇼핑몰로 진화

1인가구 소비 트렌드 대응
의류·잡화·소형 가전 등
비식품 특화 라인업 확대
식품 매출 성장 한계 돌파

편의점, 옷·화장품도 판다… 미니 종합 쇼핑몰로 진화
패션·뷰티 강화형 매장으로 선보인 세븐일레븐 동대문 던던점 전경. 세븐일레븐 제공
식음료 위주로 성장해온 편의점업계가 의류, 잡화, 소형 가전 등 비식품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강화하면서 '미니 종합 쇼핑몰'로 진화하고 있다. 고물가와 소비침체 등으로 한계에 부딪힌 식품 중심 사업구조를 넘어 MZ세대와 1인 가구의 소비 트렌드에 대응해 생활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편의점들은 식품 중심 판매채널에서 벗어나 비식품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편의점의 식품과 비식품의 매출 비중은 9대1 정도로 식품 매출이 압도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 비중은 낮지만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비식품 특화 라인업을 적극 개발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특히, 편의점 주요 소비층인 10~30대의 관심과 소비 비중이 높은 뷰티·패션에 집중하고 있다. 패션은 식품과 비교해 객단가가 높고, 뷰티 제품은 샘플형, 미니사이즈 등으로 가격 부담을 낮추면서도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매장 면적에 최적화된 카테고리인 데다 편의점 주요 상권이 대학가, 오피스, 주거 밀집지 중심인 만큼 핵심 소비층을 겨냥하기에도 좋은 카테고리다.

편의점들은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비식품 카테고리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말 비식품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패션·뷰티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영국 프로축구리그인 EPL 인기 구단과 협업한 라이프웨어를 비롯해 지식재산권(IP) 협업 의류와 자체브랜드(PB) 이지웨어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엔 메디필 선크림, 리프팅샷세럼 등 소용량 초가성비 화장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상품력을 강화하고 있다.

GS25는 비식품 영역 중 패션과 뷰티에 집중하며 차별화 전략을 강화 중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손잡고 지난 3월 내놓은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가 대표적이다. 재킷, 팬츠, 티셔츠, 속옷 등 10여 종을 주요 상권 내 3000개 매장에서 상시 판매하며 출시 직후와 비교해 최근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뷰티 카테고리에선 이즈앤트리, 싸이닉 등 신뢰도 높은 브랜드와 협업해 3000원 균일가 기초 화장품을 선보였고, 색조 라인업까지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전국 20여개 매장에 뷰티 특화 매대를 설치하고 무신사 색조 브랜드 '위찌'를 비롯한 주요 뷰티 상품을 집중 운영 중이다. GS25 관계자는 "뷰티 특화 매대 도입 이후 2개월간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53.5% 늘어났다"고 전했다.

CU도 비식품 경쟁력을 뷰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1020세대 고객을 겨냥해 소용량·가성비 상품을 강화하며, VT코스메틱, 엔젤루카 등과 협업해 기능성·색조 화장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CU의 올해 1~5월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1% 늘었으며, 월별로도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편의점이 비식품 강화에 나서는 건 식품 위주의 기존 매출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전국 단위 점포망과 접근성을 기반으로 즉시 구매와 소량 소비가 가능한 구조를 갖춰 고마진 비식품군 확대로 누릴 수 있는 수익성 개선 효과도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매출의 성장 한계를 돌파하고, 소비자들이 편의점을 하나의 뷰티·패션 구매처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비식품 강화 전략의 핵심"이라며 "생활 플랫폼으로서 편의점의 변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