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최태원 회장 성장지론 담은 정책집
대통령실, 정부, 국회에 전달...이번주 전국 서점가 유통
고비용 구조 한계...일본과 함께 '규모의 경제' 구축해야
500만명 해외 인재 도입해야...해외 반도체 팹 유치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지난달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일 협력으로 6조 달러 규모의 세계 4위 아시안연합(AU)을 만들자." "500만명 해외 인재 유입으로 내수·세수 기반을 만들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이재명 정부 출범을 맞아 25일 △한일 글로벌 경제연합 구성 △500만 해외 인재 유입 △K-콘텐츠 등 소프트 머니 경제 확대'등 3대 성장 해법을 담은 제안집을 제작해 대통령실, 정부, 국회에 전달했다.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이란 제목의 보라색 책자에는 제조업 중심의 저성장·고비용 경제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는 최태원 회장의 평소 지론이 247쪽에 걸쳐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인 지난달 8일 최 회장에게 "어쩌면 저랑 (생각이)똑같습니까"라고 화답했던 내용들이다.
최 회장은 일명 '퍼플북'으로 불리는 이번 책자 서문에서 "한국경제는 성장 제로의 우려에 직면해 있다"며 "새로운 정부와 함께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 원천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글로벌 파트너와 손잡고 고비용을 줄일 실행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저비용을 통해 건강한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비용 경제구조부터 걷어내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평소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대담 프로그램, 국회 강연, 대선정국 토론을 준비하면서 조금씩 발전시켰고, 검증이 필요해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청했다"면서 "이런 제안들이 정책 설계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한상의가 25일 발간한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이란 제목의 정책 제안집.
상의는 제조업 중심의 성장방식이 한계에 직면했다며, 30년 전 기업이 1만원을 팔면 830원(1995년)을 벌었지만, 이제는 320원(2024년) 밖에 남지 않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상의는 이번 책자에서 저비용 경제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해법 중 하나로, 일본과의 경제공동체 결성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일 국내총생산(GDP)를 합치면 약 6조 달러에 이르며, 미국(30조 달러), 유럽연합(EU, 20조 달러), 중국(19조 달러)에 이은 세계 4위의 6~7조 달러 규모의 경제공동체가 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의 명목 GDP는 1조7903억 달러, 일본은 4조1864억 달러이다. 2030년에는 합계 7조1444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상의는 500만명의 해외인재 유치도 적극 제안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 고급 두뇌, 고숙련 노동자들을 대거 받아들인다면 생산가능인구 감소, 내수 위축, 재정문제 등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외 대형 반도체 공장 국내로 유치해 고숙련 근로자를 대거 유입시키는 '큰 삽 전략'이 실행방안 등으로 제시됐다.
상의는 또한 'K-콘텐츠', 'K-관광', 'K-푸드' 등 일명 '소프트 머니 경제확대'를 주장했다.
상의는 "일본과 영국 등은 본원소득수지와 서비스수지의 선전이 상품수지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며 "서비스와 본원소득 공략을 위해 K-푸드, K-컬쳐 등을 산업화하고 전략적 해외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의는 이르면 이번주부터 전국 서점가에 이번 제안집을 유통시킬 계획이다. 경제단체가 정책 제안을 '대중서' 형태로 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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