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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금융사 해외점포 4배 늘었지만, 성과는 '부진'

여신금융사 해외점포 4배 늘었지만, 성과는 '부진'
[파이낸셜뉴스] 카드, 캐피털 등 국내 여신전문회사(여전사)의 해외시장 개척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성과 측면에서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신금융협회는 25일 '여전사 해외진출 전략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여신금융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여전사 해외진출 현황 분석과 시사점'을 주제로 진행한 발표에서 "여전사의 해외진출은 최근 15년간 아시아 지역 중 동남아시아에 집중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여전사의 해외 점포 수는 지난 15년간 4배 이상 증가했다. 진출 회사 수 기준으로는 3배 가량이 늘었다.

실제 지난 2009년말 대비 2023년 9월 기준 여전 업권의 해외점포 증감율이 311.1%를 기록해 금융업권 가운데 가장 활발하다. 전 금융권의 해외점포가 53.1% 증가하고 자산운용업계의 해외점포가 247.6% 증가한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성장세다.

다만 실질적인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정 기업 집단 내부를 대상으로 하는 금융회사인 '캡티브' 형태를 제외한 독립 여전사들의 경우, 대부분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23년 기준 비캡티브 여전사의 해외법인은 611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며, 총자산이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7.6%, -42.2%로 저조했다.

박 실장은 "무엇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 본질적인 한계였다"며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축적된 소비자 중심 상품·서비스를 기반으로, 캡티브 전략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맞춤형 금융상품 공급 등 여신금융업권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서지용 상명대 교수의 '국내 여신금융사의 인도네시아·라오스 자동차금융 시장 진출 방안'을 발표하면서 내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여신금융사가 인도네시아·라오스 자동차금융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최대 자동차 할부시장으로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라오스도 전기차 전환과 디지털 금융 확대로 높은 잠재력을 갖춘 시장으로 평가된다.

또 배승욱 벤처시장연구원 박사는 '국내 캐피탈사의 우즈베키스탄 진출 전략' 발표에서 우즈베키스탄이 신용침투율이 낮은 블루오션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내 캐피탈사는 금융리스 선점, 소액금융 인가, BNPL(Buy Now Pay Later) 핀테크 제휴, 데이터 기반 규제 대응 등의 전략으로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