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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1호 파업' 네오플 노조, 전면 파업 돌입...IT업계 긴장

'게임사 1호 파업' 네오플 노조, 전면 파업 돌입...IT업계 긴장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넥슨의 핵심 개발 자회사 네오플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다. 네오플 노조는 사측이 신작 출시 성과에 따라 지급해 온 신규개발 성과급(GI)을 임의로 축소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제주 본사 노조원은 25일 결의대회를 진행한 후 3일간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제주시 노형동 네오플 사옥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던전앤파이터'를 만든 넥슨의 개발 자회사 네오플이 게임업계 최초로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정보기술(IT) 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네오플 뿐만 아니라 최근 카카오 노조도 파업의 문턱까지 가는 등 IT 기업들의 노사 갈등이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는 모양새다.

25일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화섬노조) 넥슨지회 네오플분회에 따르면 네오플 노조는 전날 서울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이어 이날 제주 본사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오는 27일까지 3일간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네오플 노사는 그동안 사측과 성과급 분배, 보상 체계, 고강도 근무 환경 등 여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노조 측은 지난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성과에 힘입어 역대 최고 매출액인 1조3783억원을 달성했으나, 신작 출시 후 2년간 순이익에 비례해 지급해온 개발 성과급(GI)는 기존 지급액의 3분의 2만 지급했다며 반발했다.

조정우 네오플 노조 분회장은 "회사는 수년간의 헌신과 성과를 외면하며, 상식적인 요구조차 무시해왔다"며 "성과를 내도 인정받지 못하는 게임업계의 구조를 바꾸기 위한 중대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면 파업은 인해 넥슨 네오플은 '게임업계 1호 파업'을 기록될 전망이다. 게임사 웹젠 노조도 지난 2022년 임금교섭 당시 파업을 예고한 바 있으나, 사측과의 집중교섭 끝에 합의하면서 실제 파업에 들어가지는 않았다.노조는 3일간 전면 파업이 끝난 뒤로는 조직별로 일정 기간씩 돌아가며 파업하는 순차파업에 들어간다.

게임업계 뿐만 아니라 IT 업계 전반에 노조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카카오는 이달 그룹 최초로 파업 위기를 맞기도 했다. 화섬노조 소속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카카오모빌리티 임단협 결렬로 단계적 파업을 예고했으나, 부분 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사측과 극적으로 교섭을 재개해 파업이 철회됐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현재 사측과 교섭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IT 기업들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와 높은 보상, 자유로운 근무 환경 등으로 인해 노조와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기업 규모가 커지고, 전반적인 산업 성장 정체와 더불어 보상 분배의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이익 등 경영진의 막대한 보상에 비해 일반 직원들의 성과급은 들쑥날쑥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됐다.
최근 네이버·카카오의 노조 가입률은 과반 이상을 넘긴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근무 환경 변화도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가속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당시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유연근무제가 도입되는 등 근무 형태가 다양해졌으나, 엔데믹 이후 사무실 출근을 원하는 회사와 직원들 간의 입장 차이가 갈등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