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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론 부족… 외환시장 개방 등 ‘접근성’ 과제로[MSCI 선진지수 진입 실패]

韓, 시장접근성 평가 6개 마이너스
개선 조치 있어야 내년 편입 가능
후보군 워치리스트 등재도 실패
MSCI "韓 정책 지속 모니터링"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지수 편입이 재차 불발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SCI는 공매도 중단 조치 등 국내 자본시장 정책의 불확실성을 들어 한국을 기존대로 신흥국(EM)시장으로 분류했다. 한국 증시는 선진국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에도 실패했다.

MSCI는 24일(현지시간) 연례 시장 분류 결과 발표를 통해 한국을 EM시장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MSCI는 "한국 주식시장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조치들의 이행 및 시장 채택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전했다.

MSCI는 매년 전 세계 주요 증시를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런티어시장, 독립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분류 기준은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투자자금 규모 결정에 활용돼 국가 자본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증시는 1992년 이후 34년째 EM시장에 머물고 있다. 지난 2008년 관찰대상국에 올랐지만 시장 접근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선진시장 등재가 불발됐고, 이후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이후 올해까지 11년 연속 신흥시장에 머물고 있다.

MSCI는 이번 발표에서 지난 3월 해제된 공매도 금지 조치와 관련, "최근 불법 공매도 등 불공정거래 관행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금지조항을 삭제하는 등 규제 및 기술적 개선이 이뤄졌다"면서도 "시장 활동은 회복됐지만 규정 준수에 따른 운영 부담과 갑작스러운 규제 변화의 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증시를 선진시장으로 잠재적으로 재분류하기 위한 협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모든 쟁점이 해결되고 시장 개혁이 완전히 시행되며 시장 참가자들이 변화의 효과를 철저히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진시장 편입 불발은 지난 20일 MSCI가 발표한 '시장 접근성 평가'를 통해 예견됐다. 지난해 18개 평가항목 중 7개 항목에서 '마이너스(개선필요)'를 받았던 한국 증시는 올해는 공매도 접근성 항목이 '플러스'로 전환돼 '마이너스' 항목이 6개로 줄었다.

외환시장 자유화, 투자자 등록 및 계정설정, 청산결제, 투자상품 가용성 등의 항목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MSCI는 이날 시장 분류 리뷰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주식시장 접근성 개선을 위해 취한 시장 운영시간 연장과 같은 제한적 개혁조치가 선진시장의 현재 관행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조치가 완전히 발전된 외환 시장을 구축하는 데 충분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또 법인식별기호(LEI) 도입 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투자자 등록 절차에서 운영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투자도구의 가용성 측면에서도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아직도 더 개방적인 투자환경을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초 국내 증권가에서도 올해 한국 증시의 관찰대상국 등재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외환시장 개방을 비롯한 기존 지적사항에 대한 평가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MSCI는 (한국 증시의) 대부분의 미진한 문제들에서 아직은 실효적인 부분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며 "미진한 부분 대부분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실제적인 체감 변화, 즉 정성평가라는 점에서 시간이 지나고 향후 편입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 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 도전은 다음 기회인 내년 6월로 넘어가게 됐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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