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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처럼 등장한 155㎞ 홍민기… 롯데 '왼손 투수 갈증' 씻어줄까

22일 삼성 상대 대역전극 이끌어
3이닝 6K 잡아내며 무실점 쾌투
감보아와 강속구 좌완 듀오 기대

단비처럼 등장한 155㎞ 홍민기… 롯데 '왼손 투수 갈증' 씻어줄까
롯데자이언츠 제공
지난 2019년 당시 아마야구계는 두 명의 투수로 뜨거웠다. 대전고의 홍민기(사진)와 북일고의 신지후가 그들이었다.

이들은 '홍신대전'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팬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홍민기는 좌완인데다 유연한 몸을 지녀 거는 기대가 컸다. 다만 천재과 선수라서 프로에서 어떻게 적응할는지 의문부호는 있었다. 좌완 투수에 갈증을 느꼈던 롯데가 2020신인드래프트 2차 1R에 그를 지명했다.

큰 기대를 받았던 홍민기였지만 입단 이후 5년간 그의 이름은 1군에서 거의 볼 수가 없었다. 결국 롯데는 지난 2021년 입단한 김진욱에게로 기대를 선회했다. 이후 김진욱이 지난해 5선발 역할을 잘 수행하며 만개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상무 입대도 미루며 사활을 걸었다. 데이비슨, 반즈에 신인 김태현까지 가세해 좌완 왕국을 꿈꿨다.

최근 김진욱의 활약은 아쉬운 반면, 정작 기대하지 않았던 홍민기가 혜성처럼 등장해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홍민기는 지난 2020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로 4년간 1군 등판이 4차례에 그치는 등 1군 경력이 거의 없다. 퓨처스 기록도 많지 않다. 하지만 지난 5월 등장한 홍민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최고 시속 155㎞에 달하는 강속구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일약 김태형 감독의 눈에 든 홍민기는 지난 18일 첫 1군 선발 기회를 잡아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22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0-6으로 뒤진 4회에 등판, 3이닝 동안 10명의 타자를 상대로 6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압도적인 투구로 팀의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특히 삼성의 중심 타선을 상대하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구자욱, 디아즈, 박병호는 리그 최강급 중심 타선으로 꼽힌다. 그런 타자들을 힘으로 찍어눌렀다. 구자욱은 홍민기의 슬라이더에 따라가지 못했고, 디아즈는 몸쪽 높은 153㎞의 포심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아직 구종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공의 힘이 워낙 좋다. 155㎞ 좌완은 리그에서도 희소하다. 롯데는 지난 24일 기준 팀타율 0.285로 압도적인 1위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4.73으로 리그에서 2번째로 높다.


마운드만 보강이 되면 더 위를 노려볼 수 있는 팀이다. 하지만 박세웅이 부진하고 윌커슨을 대체한 데이비슨도 불안하다. 이 상황에서 에릭 감보아, 최준용, 이민석에 더해 홍민기라는 '초신성'의 등장은 롯데가 3위를 넘어 더 위를 노릴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