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세브란스병원 교수가 인공와우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연세대의료원 제공
세브란스병원이 최근 청각 임플란트 수술 3000례를 돌파했다. 이는 국내 난청 치료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의료 기술 진보와 맞춤형 정밀의료 실현의 상징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청각은 외이, 중이, 내이를 거쳐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고 뇌로 전달되는 복잡한 과정이다. 이 가운데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의 손상으로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은 일반 보청기로도 개선이 어렵다. 이때 인공와우와 같은 청각 임플란트가 치료 대안으로 활용된다.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최초 인공와우 수술을 1988년 고 김희남 교수가 성공시킨 이후 2013년 1000례, 2019년 2000례를 달성했고, 이번에 3000례를 기록했다.
수술 사례는 인공와우 2376건, 인공중이 408건, 골전도 임플란트 190건, 청성뇌간이식 26건 등이다. 특히 국내 인공중이 시술 중 약 40%가 세브란스에서 이뤄졌다.
또한 청성뇌간이식, 인공중이 수술 등 고난도 수술에서도 국내 최초 기록을 세우며 선도적 입지를 확보했다. 세브란스의 강점 중 하나는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다.
정진세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3500여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진단과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유전자 변이 환자 대상 표적 약물 치료 개발 및 기술이전도 이뤘다.
수술 이후에는 청각적 재활이 핵심이다.
병원은 청각검사실, 언어치료실, 사회복지팀 등이 연계된 다학제 진료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수술 전후로 환자의 청력 회복을 돕고 있다. 특히 수술받은 아동의 사회 재활을 위한 '꿈품교실'을 2012년부터 운영 중이며, 국내는 물론 캄보디아 등 해외에도 청각 재활 프로그램을 확산시켰다.
최재영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난청은 이제 극복 가능한 질환"이라며 "유전적 요인 분석, 약물 병행, 수술 중심의 통합 치료가 세브란스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강중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