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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재력가’의 달콤한 거짓말…14명 울린 로맨스 사기꾼

연인 행세하며 신용 대출·리스 명의까지 빼돌려

‘가짜 재력가’의 달콤한 거짓말…14명 울린 로맨스 사기꾼
【서울=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재력가 행세를 하며 여성들로부터 거액을 뜯은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사실혼 배우자와 세 자녀가 있는 사실을 숨기고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양진호 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43)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소개팅 어플을 통해 다수 여성에게 접근했다. 자신을 고가 수입차를 모는 사업가로 소개한 그는, 여성들과 연인 관계로 발전한 뒤 일시적으로 신용불량자가 된 것처럼 가장해 차량 리스·사업 자금·대출 명의 등을 피해자들에게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명의로 벤츠, 포르쉐 등 수억원대의 고급 차량 리스 계약을 체결하게 하거나, 수차례에 걸쳐 금전을 직접 송금 받는 방식으로 돈을 챙겼다. 확인된 피해자만 총 14명에 달한다.

이씨는 '몇 달만 명의를 빌려달라' '이자·리스비는 내가 부담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급차를 직접 몰며 여유 있는 사업가 행세를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씨는 수입이나 자산도 없는 상태였다고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밝혔다. 그런데도 일부 피해자에게는 암에 걸린 지인 치료비 명목으로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 2013년 대구지검 상주지청에서 사기사건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지명 수배된 상태에서 또 다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에게는 사실혼 배우자와 세 자녀가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과거에도 재산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았고, 일부 범행은 누범기간 중 이뤄졌다”며 “피해 금액이 15억 원에 달하지만 대부분 복구되지 않았다. 피해자들과 연인관계임을 이용해 금전을 편취하는 범행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