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오전 대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6.2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윤다정 기자 = 28일 오전 내란 특별검사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대면 조사를 맡은 것은 검사가 아닌 '경찰'이었다. 주인공은 박창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었다.
박 총경은 특수수사 경험이 풍부한 경찰 내 대표 수사통으로,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법률가이기도 하다.
박 총경은 경찰의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도 참여해 계엄 당시 대통령경호처 실세였던 김성훈 전 차장과 이광우 전 본부장 등을 전방위로 수사했고 이들의 '공범 배후'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목해 수사를 확대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17분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윤 전 대통령을 대면 조사 중이다. 이날 오전 조사는 내란 특검에 파견된 박 총경이 담당했다.
특검에 파견된 박 총경 등 경찰 수사팀이 윤 전 대통령 특수공무집행 방해, 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 등 혐의를 수사해 온 만큼 수사 연속성 차원에서 박 총경이 먼저 조사를 맡았다.
박지영 특검보는 "박 총경은 경찰 내 대표적 엘리트 수사통으로 이 사건 수사를 처음부터 이끌어 와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경찰대 15기인 박 총경은 재직 중 사법시험(사업연수원 42기)에 합격해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인물로 수사 이론과 실무에 모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버닝썬 게이트' '가짜 수산업자' '사교육 카르텔' 수사 등을 담당했던 그는 총경 승진 약 1년 만인 지난해 2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특수수사 조직인 중대범죄수사과(중수과)로 이동했다.
과거 특수수사과로 불렸던 중수과는 반부패와 기업 비리 등 대형 사건을 맡는 엘리트 수사 조직이다.
관례상 고참급 총경이 중수과장을 맡아 왔는데 당시 '2년 차' 막내급 총경이었던 박 총경이 중수과장으로 전보돼 '깜짝 인사'라는 반응이 나왔다.
박 총경은 지난해 12월 출범한 경찰 특수단에 투입돼 경찰 고위직과 대통령경호처 직원은 물론 윤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수사를 지휘했다.
경찰 특수단에서는 당시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을 포함한 주요 수사 라인 4~5인만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수사 방향과 현안을 논의했는데, 이 회의에는 박 총경도 참석했다.
특히 박 총경은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고위직 수사를 지휘해 구속까지 하며 성과를 올렸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전 차장과 이광우 전 본부장의 신병 확보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경찰이 김 전 차장과 이 전 본부장에 대해 각각 3차례, 2차례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모두 기각하면서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그러자 경찰은 박 총경의 주도로 서울고검에 영장심의위원회(심의위) 개최를 요청했고, 결국 검찰의 안방인 고검 심의위에서 '검찰이 김 전 처장 등의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을 받아냈다.
이후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김 전 차장과 이 전 본부장의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며 두 사람의 영장을 기각했다.
두 사람의 신병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경찰 내에서는 '박 총경이 집념을 갖고 수사해 검찰 안방 고검에서 검찰의 허를 찔렀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총경은 윤 전 대통령의 비화폰 삭제 지시 의혹도 수사하다가 내란 특검에 관련 사건을 넘겼다.
해당 의혹은 비상계엄 후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차장에게 지시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화기록을 삭제했다는 것이다.
박 총경은 직원들 사이에서 합리적이고 배려할 줄 아는 상사로 꼽히지만 다소 호불호가 갈릴 정도로 공격적으로 수사한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평소 "검찰 수사와 비교해 경찰 수사력이 뒤질 이유도 없고 뒤지지도 않는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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