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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500만원 넘어도 수도권 주담대 6억으로 제한 ‥영끌족 '비명'

변동형 주담대 금리 연 4.2%에 만기 30년 설정 시
연봉 1억500만원부터 수도권 주담대 6억까지만 대출 가능
7월 1일부터 스트레스DSR 3단계 적용
상급지 갈아타기 막히면서 가계대출 증가세 꺾일 듯
銀 시스템 적용 위해 비대면 대출 28일부터 중단
실수요자 불편 '가중'


6·27 가계부채 방안 및 스트레스DSR 3단계 적용 시 수도권 주담대 한도 변화
스트레스DSR 3단계만 적용 시 6·27 규제도 적용시
연봉 1억500만원 6억원 6억원
연봉 1억5000만원 8억6100만원 6억원
연봉 2억원 11억4800만원 6억원
(자료: A시중은행)


은행권 비가격적 가계대출 제한 주요 조치와 6·27 가계부채 규제 비교
은행의 주요 비가격적 가계대출 제한 방안 6·27 가계부채 규제
다주택자 주담대 취급 제한 2주택자 이상 주담대 금지(LTV 0%)
주담대 대출기한 30년으로 제한 6·27 시행
생활안정자금 목적 대출한도 제한 6·27 시행
신규대출 MCI, MCG 적용 제한 자율규제
마이너스 통장 한도 축소 6·27 시행(신용대출 한도 축소)
임대인 소유권 이전 조건부 취급 제한(조건부 전세대출) 6·27 시행
(자료: 취합 )


[파이낸셜뉴스] 다음달 1일부터 연봉 약 1억500만원 직장인이 수도권에서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 6억원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지난 27일 전격 발표한 '수도권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라 수도권에서 주택 구입시 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된 데다 전 은행권의 주담대 만기도 30년으로 축소된 때문이다.

여기에 7월 1일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되면서 은행별로 대출금리와 대출방식(고정형·변동형)에 따라 연봉 1억원 안팎의 직장인부터 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될 예정이다.

은행들은 급작스러운 주담대와 신용대출, 생활안정자금 한도 규제 등을 대책 시행일인 지난 28일부터 은행 내부 대출시스템에 바로 적용하기 위해 비대면 주담대·신용대출을 일시 중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이번 고강도의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선별 작업을 하는 것도 은행들의 큰 숙제가 될 전망이다. 은행들은 7월에도 가계대출이 줄어들지 않을 경우 모집인 대출 쿼터제, 비대면 채널에서 수요 조절 등 채널 규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봉 1억 안팎부터 주담대는 6억원

29일 A시중은행에 의뢰한 직장인 연봉별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되는 다음달 1일부터 연봉 1억5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수도권에서 집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주담대 한도는 6억원(변동형 주담대 금리 연 4.2%, 원리금 균등상환, 대출기간 30년)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건에서 연봉 1억5000만원의 직장인은 스트레스 DSR 3단계만 적용시 8억6100만원, 연봉 2억원의 직장인은 11억4800만원의 주담대를 각각 받을 수 있었지만 이들 역시 '주담대 한도 6억원' 제한 규제에 따라 6억원만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주담대 한도를 제한할 때 직장인 연봉을 1억원 안팎으로 고민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대출금리나 대출방식, 대출금을 갚는 형태에 따라 주담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연봉에는 일부 차이가 있다. 가령 고정형 주담대 금리 연 4.0%로 원금 균등상환으로 대출기간을 30년으로 설정했을 때 수도권에서 집을 살 수 있는 연봉 상한선은 약 8650만원로 계산된다.

수도권 주담대 6억원 제한은 대표적인 가격 규제다. 주담대 6억원으로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해도 상급지 갈아타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져 가계대출 급증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과거 고가주택 대출 금지는 물건 자체에 제한을 둔 것이라 현실적으로 체감하는 규제 강도는 이번이 더 강할 것"이라면서 "이실수요자에게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어떻게 선별해야 할 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연봉 1억500만원 넘어도 수도권 주담대 6억으로 제한 ‥영끌족 '비명'
이재명 정부의 가계부채 강화방안. 뉴스1

■비대면 대출 막고 비상걸린 銀..남은 규제는

금융당국이 수도권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신용대출 연소득 범위 내 제한 등 비가격적 가계부채 강화 방안을 일괄 적용하면서 은행권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제도가 발표 다음날부터 곧바로 시행되면서 대출요건 변경을 시스템에 적용하는데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이 지난 27일 오후 비대면 신용대출을 막은 것을 시작으로 5대 시중은행은 모두 28일부터 주담대,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비대면 접수를 하나 이상 중단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지방은행도 일부 상품의 비대면 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당분간 실수요자의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은행들은 이번 고강도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전 막차를 탄 가계대출 증가세는 실제 대출 집행시기인 7~8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수요를 더 조이기 위해 모집인 대출쿼터제, 모지기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재도입 등 비가격적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
통상 은행은 창구와 비대면 앱 외에도 모집인을 통해 주담대 대출을 접수받는데 모집인 대출쿼터를 두면 대출수요를 쉽게 억제할 수 있다.

MCI·MCG를 재도입하면 주담대 한도가 더 줄어드는 효과를 낸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제는 채널 형태로 자체적인 대출수요 조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