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전국 분양 44.1% 급감..서울만 294.5% 증가
세종·대전·울산·전북 등 0건.."지역 양극화 심화"
세종시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5월 전국 주택 분양 물량이 전월보다 절반 가까이 줄며 공급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 분양이 급감한 가운데 서울은 4000가구 이상 쏟아지며 지역 간 양극화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공동주택 분양(입주자 모집 승인 기준)은 1만1297가구로, 전월(2만214가구) 대비 44.1% 급감했다. 전년 동월(2만179가구)과 비교해도 44.0% 감소한 수치다.
수도권 분양은 9554가구로 전월 대비 42.5% 줄었지만, 서울은 예외였다. 서울은 4111가구가 분양돼 전월(404가구)보다 917.6%, 전년 동월(1042가구)보다는 294.5% 증가했다. 반면 인천은 0가구였고, 경기 역시 전월 대비 55.7% 감소한 5443가구에 그쳤다.
지방은 더욱 심각하다. 5월 지방 분양 물량은 1743가구로 전월(3586가구) 대비 51.4%, 전년 동월(1만1617가구)보다 85.0% 급감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집값 급등세를 보였던 세종시는 5월 단 한 건의 분양도 없었다. 대전·울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남도 분양 실적이 전무했으며, 나머지 지역도 수백 가구 수준에 그쳤다.
지방 5대 광역시 분양은 1588가구로 전년 동월(7124가구) 대비 77.7% 줄었고, 기타 지방은 155가구로 전년 동월(2만923가구) 대비 96.6% 급감했다.
1~5월 누적 기준 전국 분양 실적은 5만2982가구로 전년 동기(9만840가구) 대비 41.7% 감소했다. 수도권은 14.1% 줄었고, 지방은 61.0% 줄어 하락 폭의 격차가 뚜렷했다.
주택통계 월별 분양 추이(왼쪽부터), 1~5월 누계 분양 추이. 국토교통부 제공
이처럼 지방 분양이 급감한 배경에는 주택 수요 부진이 있다. 청약 경쟁률이 낮고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을 대거 보류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가 검증되지 않은 지방에서는 분양 리스크가 너무 커 공급 자체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는 한 공급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와 반대로 서울의 분양 물량도 수요에 비해 결코 넉넉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수도권 대기 수요에 비하면 서울 4000가구는 상징적인 수준에 불과하다”며 “공급이 늘었다기보다는 전월 실적이 워낙 적었던 데 따른 반등 효과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하반기 재정비사업 인허가와 민간 공급 확대를 위한 수도권 중심의 규제 완화를 예고했지만 지방에 대한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수요 침체와 미분양 부담이 큰 지방 시장에선 공급 공백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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