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화살머리 고지 사수 위해 백병전 불사…26살 나이로 전사
롤랑 가브릴리프 프랑스 육군 상사. 국가보훈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6·25전쟁 당시 프랑스대대 소속 공병 부소대장으로 화살머리고지 전투 승리에 기여한 롤랑 가브릴로프 육군 상사가 7월의 전쟁영웅으로 선정됐다.
30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당시 가브릴로프 상사의 마지막 통신은 보레이 프랑스 대대장의 "진지를 사수하라"는 명령에 "걱정하지 마십시오 대대장님. 버텨낼 것입니다"로 전해졌다.
프랑스 정부는 그의 헌신을 기려 1계급 특진과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추서했다. 그의 고향엔 추모 길이 조성돼 그의 투혼을 기리고 있다.
프랑스 대대는 1952년 10월 3일 화살머리 고지를 방어하다 중공군의 대규모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 고지 좌측 전초진지에 공병 소대를 배치했다. 그로부터 사흘 뒤인 6일 중공군이 백마고지와 화살머리 고지 일대에 집중 포격을 가한 뒤 공병 소대에 공격을 감행했다.
가브릴로프 상사(당시 중사)와 소대원들은 기관총과 수류탄으로 항전하다 병력에서 밀려 대검으로 치열한 백병전을 전개했다. 이 전투에서 공병소대원 20명과 함께 가브릴로프 상사가 26세 나이로 전사한다.
생존 병력은 고지 정상으로 철수해 3일간 버틴 끝에 해당 지역을 끝까지 사수할 수 있었다.
가브릴로프 상사는 1926년 프랑스 안메빌르 출생으로,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4년 12월 프랑스 육군에 입대했다. 이후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여러 전투를 경험하며 무공 훈장을 받은 그는 1951년 3월 6·25전쟁에 파병을 자원, 1952년 1월 25일 유엔 프랑스대대 소속으로 한국에 도착해 대대본부 공병소대장으로 부임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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