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부산銀, HJ중공업에 1억6400만弗 RG 발급

"국내 해운·조선업 육성 일조"
중소형조선사 첫 단독 지원 사례

BNK부산은행이 민간은행 최초로 국내 중형조선사 HJ중공업에 1억6400만달러 규모의 선수금 환급보증(RG)을 발급했다고 1일 밝혔다. '중형조선사 수주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RG발급에 대한 면책 적용'의 첫 사례다. 정책금융기관의 참여 없이 부산은행이 단독으로 지원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최근까지 민간은행은 국내 조선업의 부실 확대와 중형 조선사의 재무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RG발급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정책금융기관을 제외한 시중은행은 수년간 중형조선사의 RG 발급에 직접 나서지 않고 있다.

HJ중공업은 지난해 11월 그리스계 선주로부터 80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으나 정책금융기관의 RG 한도 소진으로 추가 RG한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부산은행이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지원하는 1척을 포함, 해당 선박 2척 전체에 대해 RG를 발급하면서 건조계약을 원활하게 이행할 수 있게 됐다.

HJ중공업은 상륙함·고속정 등 방산 특수선 건조능력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중형조선사다. 친환경 연료 기반의 중형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 경기 회복과 해외 수주 증가에도 RG 발급 한도 부족은 중형조선사 수주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정부의 제도개선 기조에 맞춰 중형조선사의 재무상태에 얽매이지 않고, 수주 선박의 사업성 및 미래 경쟁력을 반영해 심사한 끝에 이번 RG 발급을 결정했다. 중형조선소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민간 금융기관 참여 확대를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에 실질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지원 선박이 무사히 인도될 때까지 HJ중공업과 긴밀히 협업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업과 해운업 육성에 일조할 수 있는 은행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