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분석
올해 1~4월 멕·캐·日·韓·獨, 美시장 점유율 모두 하락
韓 보다 높은 관세 예고 중국 베트남 대만 인도에 우위
일본 독일 보다는 가격 우위 뺏길 듯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와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모습.
[파이낸셜뉴스] 오는 9일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면 미국 수입시장 규모가 줄면서 국가간 경쟁구도가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미 자동차·부품 관세 여파로 실제 한국산 제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변화가 가시화됐다.
경쟁구도와 관련, 고율의 관세가 예정된 중국·베트남·대만·인도에 비해 우리나라가 반사이익을 보겠지만 일본·독일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리보다 우위를 가질 수 있어 기계 등 일부 업종에서 변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일 발표한 '트럼프 1기 이후 미국 수입시장 수출경합 구조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 멕시코, 캐나다, 일본, 독일 등 주요 대미 자동차 수출국의 점유율은 지난해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자동차·부품 품목관세(25%) 부과의 영향이 본격화되며 자동차·부품 수출국들의 대미 수출여건이 악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자동차 및 부품의 경우에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일괄적인 품목관세가 적용돼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으나, 한국의 주력 수출 제품인 자동차 및 부품의 대미수출 감소는 우리 수출 전선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1~4월 미국의 전체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한 1조2242억 달러였지만 한국산 수입은 5.0% 줄어든 417억 달러에 그쳤다. 이로인해 미국 수입시장 내 한국의 점유율은 지난해 4.0%에서 3.4%로 떨어졌고, 순위는 7위에서 10위로 하락했다.
미국의 한국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수입이 24억3000만 달러로 감소했고 기계류는 5억7000만 달러, 화학공업 제품은 4억2000만 달러, 반도체는 3억8000만 달러 감소했다.
다만 한국(25%)보다 높은 관세가 예고된 중국(54%), 베트남(46%), 대만(32%), 인도(26%) 등은 기계류 및 전기·전자제품에서 한국과의 경쟁 강도가 낮아질 수 있어 한국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연구원은 기대했다.
그러나 일본(24%)과 독일(20%)은 한국보다 낮은 관세율이 적용될 수 있어 이들 국가와 경쟁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관세 여파로 한국의 수출 경쟁국 지형도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 정부 1기 출범 전후인 2016년과 2024년을 비교한 결과, 미·중 갈등 심화로 중국 점유율이 줄어든 사이 멕시코와 인도가 한국의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간 수출경합도를 살펴보면, 멕시코는 0.35→0.36, 인도는 0.17→0.19로 각각 상승했고, 해당 기간 미국 수입 시장에서 멕시코는 2.0%p, 인도는 0.6%p씩 점유율이 상승했다.
일본과 독일은 수출경합도에서 각각 0.52, 0.4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은 각각 1.5%p, 0.1%p 하락했다.
일본과 독일은 한국과 유사한 수출 구조를 지닌터라 향후 상호관세 부과 수준에 따라 수출 경합 양상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규원 무협 수석연구원은 "상호관세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에 사전 대비해야 한다"면서 "기업 차원에서는 생산 거점을 다양화하고 생산 비용을 절감하여 과세 기준가격을 낮추는 한편, 미국 내 생산이 어렵거나 대체 가능성이 낮은 품목으로 수출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