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수영 경기에서 우승했던 리아 토머스.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이 트랜스젠더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의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우승 기록을 삭제하고, 경기에서 영향을 받은 여성 선수들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생물학적 성별 기준의 스포츠 분리 정책'에 따른 것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은 이날 미국 연방 교육부와 합의를 통해 토머스의 우승 기록을 수정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토머스의 출전으로 NCAA 디비전1에서 타이틀을 빼앗긴 여성 선수의 기록을 복원하고, 그들에게 사과 편지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여성 부문에서 경기에 출전했던 남성 선수들에게 잘못 수여된 기록, 타이틀, 수상 경력 등을 모두 삭제하기로 펜실베이니아대학과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토머스는 고교 시절 남자 경기에서 활약했으며 2017년부터 펜실베이니아 대학 남성 수영팀에서 활동했다. 그는 2019년 성 전환 후 여성팀으로 옮겼다. 이후 2022년 NCAA 자유형 500야드에서 우승하며 첫 트랜스젠더 챔피언이 됐다. 지난 2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랜스젠더 여성들의 여성 스포츠 출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에 따라 스포츠 팀에 참여하고, 성별이 분리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한 조 바이든 정부 교육법 9조 관련 지침을 철회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당시 워싱턴포스트(WP)는 해당 조치를 "트랜스젠더 권리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은 대통령의 권력을 과격하게 주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방식으로 성별과 인종을 가르치는 학군에 대한 연방 지원금을 중단하겠다는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CNN 역시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불공정한 이점'을 누린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2017년 스포츠 의학(Sports Medicine) 저널은 트랜스젠더가 운동에 유리하다는 직접적이거나 일관된 연구 결과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여성이라 주장하는 남성들이 여성 선수들의 승리를 빼앗고 있다"고 강조하며 스포츠 선수들의 생물학적 성(性)과 사회적 성 사이에 논란을 지피기도 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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