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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호관세 협상 기한 1주일 남기고 압박...韓 '플랫폼법'도 표적

美 재무부 "다음주 상호관세 합의 다수 발표 전망, 합의 없으면 관세율 지정할 것"
7월 9일 0시 1분까지 협상 기한...트럼프 "기한 연장 없어, 서한 보낼 것"
美 의회도 협상 압박 가세, 韓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 철회 요구

美, 상호관세 협상 기한 1주일 남기고 압박...韓 '플랫폼법'도 표적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상호관세' 협상 기한을 약 1주일 남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일본을 비롯한 무역 상대에게 합의를 요구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의회 역시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 규제를 문제 삼으며 무역 협상에서 이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상 기한 임박...합의 없으면 관세율 임의 지정
미국 재무부의 마이클 폴켄더 부장관은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다음 주 다수의 합의가 발표되리라고 예상한다"라며 "합의가 안 된 국가에는 일정 정도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이 진전되지 않은 국가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관세율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에 세계 185개 국가 및 지역에 10~50%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했으나 같은 달 9일 발표에서 향후 90일 동안 관세 부과를 부분적으로 유예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정부는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오는 9일 0시 1분 전까지 90개국과 무역 협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트럼프 정부와 협상을 완료한 국가는 영국과 베트남 2개국이 전부다. 트럼프는 1일 관세 유예 기간 연장에 대한 기자 질문에 "아니다. 그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상호관세와 관련해 "각국에 서한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특히 일본이 쌀·자동차 시장 을 개방해야 한다며 일부 협상국에게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협상 상대에게 1쪽이나 1쪽 반 분량의 서한을 보내겠다면서 동시에 "일부 국가에는 무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여당 의원들 역시 무역 압박에 힘을 싣고 있다. 공화당의 애드리언 스미스 하원의원(네브래스카주)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을 포함한 공화당 하원의원 43명이 전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의원 명단에는 한국계인 영 김 의원(캘리포니아주)도 포함됐다.

美, 상호관세 협상 기한 1주일 남기고 압박...韓 '플랫폼법'도 표적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 세번째)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가운데) 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온라인 플랫폼 규제로 논란 예상, 합의 해도 안심 못해

이들은 트럼프 정부에게 한국과 무역 협상에서 "미국 기업을 가로막는 무역장벽을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원들은 무역장벽 중 하나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추진하고 있으며 이재명 정부에서 수용한 법안"을 지적했다.

공정위는 2023년부터 대형 온라인 플랫폼들의 시장 지위 남용 및 독과점을 방지하는 법안을 추진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대선 후보 시절에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공약으로 세웠다. 공화당 의원들은 서한에서 "이 법안은 미국 디지털 기업들을 과도한 규제요건으로 표적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골적으로 차별적인 유럽연합(EU) 디지털시장법을 모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이에 대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약화시키고 성공적인 미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도록 설계된 불균형한 법적·집행 기준을 도입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제의 법안이 "미국 기업만을 과도하게 겨냥해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테무와 같은 주요 중국 디지털 대기업은 사실상 규제를 면제함으로써 중국 공산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정부와 무역 협상은 타결 이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트럼프는 2일 발표에서 베트남과 무역 협상을 통해 46%였던 상호관세를 20%로 낮춘다고 알렸다. 대신 베트남은 미국 제품을 무관세로 수입하기로 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 등은 트럼프가 지난 5월 협상에서 영국 상호관세를 10%로 조정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핸드백·신발 제조업체 협회의 판 티 타인 쑤언 부회장은 "관세율이 여전히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미국 신발 유통·소매협회의 맷 프리스트 대표는 베트남에서 수입하는 신발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는 미국 가계·기업에 더 많은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美, 상호관세 협상 기한 1주일 남기고 압박...韓 '플랫폼법'도 표적
2일 베트남 타이응우옌성에서 노동자들이 세계 유명 의류 브랜드의 상품을 만들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