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민석 신임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김 총리 배우자.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김민석 신임 국무총리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6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2025.7.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김민석 총리가 취임한 가운데 김 총리는 '실세 총리'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동갑내기인 김 총리는 호위무사로 불릴 만큼 '명심(明心)'을 얻은 것으로 평가되는 데다, 총리실이 최근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정부조직 개편의 수혜 기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5일 국정기획위원회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국정기획위는 기획재정부의 분리를 사실상 확정하고 예산 업무를 총리실 산하 기획예산처로 신설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 운영위원회(공운위)와 복권위원회도 총리실이 넘겨받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운위는 매년 주요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곳으로, 성과급과 예산을 정하고 기관장 해임을 건의할 수 있어 영향력이 상당한 조직이다.
복권위도 2004년 총리실 산하에 설치됐으나 2008년 기재부로 이관돼 운영된 조직으로, 매년 수조 원의 복권기금을 운용하고 있어 다시 총리실로 복귀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국회에는 총리 직속으로 국가수사위원회(국수위)를 둬 수사기관을 통제하는 내용의 법안이 제출돼 있다. 이외에도 6개 정부 부처로 흩어진 샌드박스 신청 및 법 개정 권한을 총리실로 합치는 방안도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이 예산권에 이어 수사권까지 총괄하게 된다면 김 총리도 막강한 권력을 등에 업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간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총리는 '방탄·대독용'이라는 오명을 썼는데, 김 총리는 '실세'로 활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김 총리는 본인을 '대통령의 참모장'이라고 부르며, 이른바 '자기 정치'를 할 것이란 예상에 강하게 선을 긋는 모습이다.
김 총리는 지난 3일 자신의 인준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 뜻을 하늘같이 받들고 대통령 방향을 바닥에서 풀어내겠다"며 "'대통령 참모장'으로 일찍 생각하고 먼저 챙기는 '새벽 총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 지명 이후 첫 기자간담회와 인사청문회 종료 때에도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국정방향을 풀어가는 정부의 참모장"이라며 "민생위기를 극복하고 위대한 대한민국 시대를 여는 참모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총리의 이런 표현은 '책임 총리'나 '차기 권력'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이 대통령의 뜻을 충실히 받들며 자신을 앞세우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인사청문회 당시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하겠냐는 질문에 대해 "대통령에게도 총리직이 제 정치의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력투구하겠다고 말했다"고 답하면서 서울시장 도전 여부에 선을 그은 바도 있다.
공직사회에서도 총리 직속으로 여러 조직이 온다고 해도 실제 총리실이나 총리 권한이 강해지는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총리 산하에 다른 기관이 들어온다고 해도 총리가 크게 관여할 수 없다"며 "공정거래위원회나 인사혁신처 등이 총리 직속으로 설치돼 있음에도 독립적인 정책을 하는 곳이란 점에서 특별히 총리의 지휘권이 활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원래 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부를 통할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총리 직속 기관이라고 달라지는 건 없다"며 "다만 개별 부처가 가진 힘을 총리가 견제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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