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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내수부진 긴 터널 끝날까…"추경 조기집행이 좌우"

하반기 내수부진 긴 터널 끝날까…"추경 조기집행이 좌우"
4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7.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하반기 내수부진 긴 터널 끝날까…"추경 조기집행이 좌우"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2025.6.2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상반기 국내 내수 경기는 소비와 건설 부문의 침체를 중심으로 장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이어 상반기에도 각종 내수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 소비가 반등하고 건설도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선행지표도 하반기 반등의 실마리가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조기집행의 속도가 하반기 내수 반등 여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추경에서 중점을 둔 민간 소비의 경우 하반기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건설의 경우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상반기 계속된 내수 부진…건설기성액 10년 만에 최소, 민간소비도 감소세 지속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업 생산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년 동기 대비 20.7% 급감해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시기였던 1998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가장 최근 지표인 5월까지도 건설 부진은 계속됐다. 최근 1년간 월별로 보면 건설기성은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을 제외하고 전월 대비 모두 감소했다.

특히 건설기성액은 지난 1월 9조 8057억 원으로 2015년 11월 이후 9년 2개월 만에 10조 원 아래로 내려갔는데, 5월에는 9조 원 초반(9조 967억 원)까지 줄어들었다. 2015년 3월(8조 9752억 원)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소비도 회복 조짐이 뚜렷하지 않았다. 지난해 연간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2.2% 감소하며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부진이 이어졌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올해 들어 2월에만 전월 대비 상승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기준연도인 2020년 이후 2021년 9월 109.1을 정점으로 하락을 거듭해 최근까지 100 초반에 머물러 있다.

'소비심리 4년 만에 최고' 내수 반등 조짐도…추경 집행 속도가 관건

다만 하반기에는 반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내수 반등 기미는 일부 선행지표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7로 5월(101.8)보다 6.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급락한 후 3개월 연속 반등했다. 2021년 6월(111.1)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기업심리지수(BSI)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민간소비의 경우 올해 1분기, 건설의 경우 하반기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경기가 좋을 당시 지방 주택을 굉장히 많이 공급했고, 경기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건설경기가 나빠진 것"이라며 "과거 투자한 집들이 해결되고 조정되면 경기가 개선될 텐데, 그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내수 회복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조기 집행을 꼽았다. 국회는 지난 4일 본회의에서 32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미국과의 관세협상 결과와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타격 여부도 내수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내수 부문별 회복 속도에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의 경우 반등 가능성이 높지만, 건설의 경우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추경이 얼마나 빨리 집행되는지, 실제로 돈이 풀리는 시점이 언제인가에 따라서 하반기 내수가 반등할 수도 있고 내년으로 반등 시점이 넘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주 실장은 "건설 부문의 경우 구조적인 문제도 있어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침체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추경이 민간소비 회복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고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겠지만, 트럼프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건설경기는 또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아 내수 침체가 쉽게 끝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내수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