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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지연 속', 회사채 발행 '눈치보기'[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이달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등으로 회사채 발행 시장이 급격히 한산해졌다. 비우호적 업황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조달 시장의 경계감이 뚜렷해진 모습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13곳에 그쳤다. 넥센타이어와 한화리츠, 울산GPS, 신한투자증권이 4곳이 지난 1일~3일 사이 수요예측을 마친 상황이다.

오는 8일부터 22일까지 HD현대, CJ CGV, NH투자증권, 한화오션, 통영에코파워, SK에코플랜트 등이 9개 기업이 수요예측을 준비하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들어선데다 8월 중순까지 반기보고서 제출 기간이라 통상 8월이 되면 회사채 발행이 급격히 줄어든다. 다만, 올해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옅어지면서 계절적 비수기가 일찍 시작된 분위기다.

지난해 7월 한 달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은 총 27건으로 금액 규모는 2조2050억원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달 수요예측 건수는 절반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회사채 시장에서 기업들의 경계감이 강해진 이유는 신용등급 하향 기조가 본격화된 데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된 영향이 커 보인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 초까지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조정은 상향 우위를 보였다"면서 "이번주 부터는 정기평정 마무리를 앞두고 비우호적인 업황 중심으로 신용등급(전망) 하향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용등급 방향성은 업종별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면서 "석유화학, 건설, 이차전지 기업 등 비우호적인 업황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전망"이라며 "결과는 만장일치 결정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 수준이다.

이어 "이번 금통위 화두는 금융 불안정에 접근하는 태도로 동결의 이유도 동일할 것"이라며 "금융 불안정의 중심에는 부동산, 특히 수도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연초 이후 꾸준히 상승해 왔지만, 조기 대선 후 6월 1~2주께 들어 상승폭이 가팔라졌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경기 측면에서는 8월 기준금리 인하가 합당하지만 강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진정되는 기미가 없다면 정책 우선순위가 금융안정으로 변화할 수 있다"면서 "금융불안이 더해진 현재, 금통위가 제시할 수 있는 방향은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줄여 금융불안을 낮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