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영업익 47% 대폭 감소
삼성·현대차 등도 본격 영향권
지난 2·4분기 국내 가전, 자동차 등 주요 '간판기업'들의 영업이익 감소율이 일제히 두자릿수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 하반기 본격적인 미국발 관세충격에 앞서, 이미 2·4분기부터 관세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은 줄줄이 비상이다.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 하반기 미국 등 주요국 경기 하강, 국내외 수요 침체가 본격화될 경우 올 하반기 실적 충격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2·4분기에 매출 20조7400억원(연결기준 잠정실적), 영업이익 6391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 46.6% 감소한 수치다. 주력 제품인 TV사업 판매 부진이 심화된 데다 경남 창원, 베트남 하이퐁 등지에서 생산되는 미국향 수출 가전에 대한 관세 부담이 현실화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현지시간 4월 9일~7월 8일)에도 기본관세(10%) 적용에 철강 파생 관세가 적용되면서 채산성 악화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전의 경우 제조원가에서 철강이 약 10%를 차지한다. 철강 50% 관세를 적용하면 실질적으로 약 5%의 추가 관세 효과가 발생한다. 미국은 지난 6월 말부터 냉장고·건조기·세탁기·식기세척기·냉동고 등에 최대 50%의 철강 파생 관세를 붙이고 있다.
8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 역시 2·4분기 두자릿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당초 시장 컨센서스(평균 예상치)로는 6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이 점쳐졌으나, 전망치 하향 조정이 잇따르면서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하락한 5조원대 수준이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LG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비 사실상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을 것이란 얘기다.
자동차, 석유화학 등 수출전선을 떠받치는 주요 업종들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 수출산업의 일등 공신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와 기아도 2·4분기 각각 15%, 14%씩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구조적 침체기에 놓인 석유화학업계의 경영악화도 심화될 전망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구조적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고, 관세 변동에 따른 고객사들의 구매 관망세도 지속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큰 롯데케미칼의 경우 올해 2·4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국내 주요 대기업 관계자는 "미국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기업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지만 수익성 타격을 피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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