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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각수 전 주일대사, 도쿄서 한일관계 해법 제시 "국익중심 실용외교로 악순환 끊어야"

신각수 전 주일대사, 도쿄서 한일관계 해법 제시 "국익중심 실용외교로 악순환 끊어야"
신각수 전 주일대사가 8일 도쿄 민단중앙회관에서 열린 NKNGO 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세진 기자

【파이낸셜뉴스재팬 도쿄= 김세진 기자】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도쿄에서 열린 포럼에서 신각수 전 주일본대사가 "한일관계의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감정이 아닌 전략 중심의 실용적 접근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8일 일본 도쿄 민단중앙회관에서 개최된 NKNGO 포럼 특별강연회에서 신 전 대사는 '한일관계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강연에는 재일 동포 사회와 일본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일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진단과 해법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 전 대사는 강연에서 "양국은 문화, 경제구조, 정치체제 등 유사성이 많지만 서로를 잘 안다고 착각하면서 오히려 오해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며 “과거사와 감정의 틀에 갇힌 채 불신과 대응이 반복되고 있는 구조적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일관계 악화의 원인으로 △과거사 문제 △영토 갈등 △지정학적 인식차 △국민감정을 꼽으며 "10년 이상 이어진 양국 관계의 악화가 구조화되면서 정치·외교적 신뢰 기반이 침식됐다"고 분석했다.

현 정부의 대일정책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는 2023년 강제동원 해법 발표와 셔틀외교 복원으로 관계 회복의 단초를 마련했지만, 일본 측의 호응이 절반에 그치며 실질적 정상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대일 협력 기조는 유지하되 과거사와 영토 문제에 있어 보다 원칙적인 접근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신 전 대사는 “북한 핵문제, 통일 이후 재건, 인도태평양 질서 안정 등 동북아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한일은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의 진정성 있는 역사 반성과 사죄, 일본 내 우경화에 대한 경계, 한국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일본의 객관적 인식, 한미일 공조의 실질화 등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해법으로 관계 관리-회복-안정화의 단계적 접근, 균형 있고 객관적인 시각의 확산, 민관 협력과 인적 네트워크 강화, 실용적·결과 중심의 외교 추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조선통신사 신숙주의 유언인 '원컨대 우리나라는 일본과 화친을 잃지 말아야 한다'를 인용하며 "한일 간의 오랜 역사 속 우정을 기억하고, 미래지향적 협력의 길을 함께 모색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송원서 NKNGO 포럼 대표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라는 중요한 시점에서 신각수 전 대사의 통찰을 통해 시민사회가 한일관계를 객관적이고 전략적으로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 전 대사는 같은 날 와세다대학교에서 '동북아 질서와 한일협력'을 주제로 한 특강 온라인 녹화를 마친 뒤 민단중앙본부를 방문해 김이중 민단중앙단장과 환담을 나누고, 재일동포 사회의 역할과 한일관계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sj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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