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본사 전경. 한화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화가 오는 15일 한화 우선주 상장폐지를 진행하면서 소액주주와 한화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우선주 소액주주들이 보통주 전환을 요구하자 이번에는 한화 보통주를 가진 주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우는 오는 15일 상폐가 결정됨에 따라 정리매매에 들어갔다. 한화는 지난 7일 홈페이지에 공지를 통해 "제1우선주의 상폐가 완료돼 비상장주식으로 전환되더라도 이외 주주들과의 형평성, 모든 주식의 주가, 관련 법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장외 매수 등 주주 보호 방안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제1우선주 주주들과 지속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주 상폐는 상장유지 조건에 미달됐기 때문이다. 5월말 기준 상장 주식수는 19만9033주로, 상장 유지조건인 20만주에 못미치는 상황이 6개월 넘게 지속됐다. 이에 한화는 지난해 7월 우선주 상폐를 결정했다.
이를 두고 우선주 소액주주들은 한화가 의도적으로 상장폐지 요건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화우 주주연대'는 최근 성명에서 "한화가 주식 수를 967주만 더 보유하면 상장 유지를 할 수 있었지만 고의로 줄였다"면서 "소액 주주들을 희생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주당 순자산 가치(11만~12만원)를 반영한 합리적인 가격에 공개 매수를 다시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화는 이미 1년 전부터 상장폐지 계획을 공시했고, 모든 절차를 정당하게 밟았다고 해명했다. 작년 7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공시하면서 상장폐지 목적이라는 점을 밝혔고, 공시 전 주가보다 11% 높은 4만500원에 공개 매수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상장폐지 가능성 공시도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요구에 대해 한화는 "정관상 규정이 없고, 지분 희석으로 기존 보통주 주주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 보통주를 가진 주주들은 온라인 커뮤니테에서 소액주주들의 집단행동을 성토하고 있다. 이들은 "주가가 2배 이상 차이나는 보통주 전환은 기존 보통주 주주들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역차별"이라며 "1년 전부터 상장폐지를 공시했음에도 갑자기 무리한 요구를 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는 "떼 쓰면 다 되는 세상인가"라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상장폐지를 예상하면서도 전략적으로 우선주를 사들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 거래소는 지난달 12일과 16일 한화우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12일엔 전체 거래 중 상위 20개 계좌에서 한화우를 매수한 비율이 65.19%, 16일엔 46.08%에 달했기 때문이다.
보통주 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화의 대응에 따라 우선주와 보통주 주주간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우 상장폐지 절차와 결정을 공정하게 이행해왔으며, 상장폐지 이후에도 주주 유동성이 완전히 상실되지 않도록 장외매수 등 후속 대책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모든 주주의 권익을 공정하게 보호하고, 자본시장의 건전성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신중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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