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상당 정밀 검사 및 갑상선절제술 지원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 거주하는 고려인 3세 로자 칸(앞줄 가운데)씨와 부천성모병원 관계자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부천성모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의료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카자흐스탄 고려인에게 무료 갑상선암 수술을 제공하며 ‘고국의 따뜻한 손길’을 전했다고 10일 밝혔다.
부천성모병원은 고려인 '디아스포라'에 대한 역사적 책임과 민족적 유대를 되새기는 취지에서 이번 나눔의료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특히 올해는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지 80년이 되는 해로 국내외 다양한 단체에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수혜자는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지역에 거주하는 고려인 3세 ‘로자 칸’(71세)씨다. 크즐오르다는 중앙아시아에서 고려인이 가장 많이 정착한 지역이자 환경오염 및 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갑상선암 등 내분비계 질환과 암 발병률이 높은 고위험 의료취약지구로 알려져 있다.
로자 칸 씨는 최근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지역 의료 접근성 부족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부천성모병원과 협약을 맺은 카자흐스탄 현지 협력기관의 추천을 통해 이번 ‘광복 80주년 기념 나눔의료 대상자’로 선정됐다. 병원 측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지난 7월 7일 갑상선전절제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9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외국인인 로자 칸 씨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어 정밀검사 및 수술을 포함한 총 2000만원 상당의 의료비가 예상됐지만 부천성모병원 교직원들로 구성된 자선단체 ‘성가자선회’의 해외원조기금을 통해 전액 지원이 이뤄졌다.
김희열 부천성모병원장은 “광복 8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를 맞아 우리 민족의 후손에게 건강이라는 선물을 전할 수 있어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해외 동포와 취약계층이 의료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의료지원 프로그램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은 이번 사업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나눔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고려인협회, 수도회, 현지 종교·민간단체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정기적인 의료 초청과 검진 프로그램 운영을 목표로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부천성모병원은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성가자선회 30주년을 기념한 ‘러브 투게더(Love Together)’ 해외의료지원사업을 통해 △필리핀 요셉 진료소 후원 △네팔 지진 피해지역 의료지원 △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미얀마 등 해외 의료봉사 활동 △초청 수술 및 종합검진 제공 등 폭넓은 나눔 활동을 펼쳐왔다.
또 지난 2016년부터는 고려인 초청 무료 건강검진 사업을 이어오며, 올해 5월에는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고려인 7명에게 1인당 약 150만원 상당의 종합검진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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