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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마른 몸매? "마약류 '식욕억제제' 의존 멈춰"

식욕억제제 등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
식악처 과다처방 의심 의료기관 점검
비만치료 쓰이는 약물, 남용 가능성 커

휴가철 마른 몸매? "마약류 '식욕억제제' 의존 멈춰"
픽사베이 제공

[파이낸셜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의 오남용을 방지에 나선다.식약처는 마약류 식욕억제제 등 마약류 의약품 과다처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 30여 곳을 대상으로 오는 29일까지 지자체와 함께 합동 기획점검을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점검 대상은 식욕억제제 처방량이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특정 환자군에 반복적으로 다량의 약물이 처방된 의료기관으로, 식약처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해 2024년 기준 약 2억1924만 건에 달하는 처방 데이터를 분석해 선별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식욕억제제 처방량은 2020년 2억 5,371만 건에서 올해 13.6% 감소했지만, 여전히 오남용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식욕억제제는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등 의료용 마약류로, 비만 치료에 쓰이지만 의존성과 남용 가능성이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휴가철을 앞두고 급격한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일부 환자들과 이를 용인하는 의료기관으로 인해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이번 점검에서는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 및 외국인 대상 과다처방 여부도 중점적으로 살핀다. 청소년들이 의료용 마약류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을 막고, 외국인을 통한 불법 유통 가능성까지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점검 결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해당 의료기관은 수사기관에 수사의뢰하거나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받게 된다.

실제로 식약처는 최근 몇 년간 이른바 ‘식욕억제제 처방 성지’로 알려진 일부 의료기관을 포함해 처방량 상위 의료기관에 대한 집중 단속을 이어왔으며, 2023년 41건, 2024년 71건, 올해 2월까지도 48건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오 처장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전국 의료기관의 마약류 취급 내역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식욕억제제는 쉽게 오남용의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의료용 마약류인 만큼, 의사는 적절한 처방을, 환자는 신중한 복용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올해부터 식약처 특사경(특별사법경찰)이 의료용 마약 수사권을 확보함에 따라, 행정조사와 수사를 연계해 오남용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예방 캠페인, 사회 재활 프로그램 등 다각적 정책도 함께 추진해 의료용 마약류의 건전한 사용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