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중 RE100 비중 20% 달해
"하반기 산업단지 RE100 시장 주력"
윤홍준 신성이엔지 상무. 신성이엔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석탄의 일몰이 예견된 가운데, 미래 에너지 방향성은 결국 신재생에너지로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RE100(신재생에너지 100% 전환)'은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빅텐트(Big Tent)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30년 탄소중립을 앞두고 국내 RE100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정부가 공격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펼치고 있고, 여기에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요구가 맞물리면서 관련 업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분위기다. 15일 국내 태양광 1세대 기업인 신성이엔지에서 RE100 사업을 총괄하는 윤홍준 상무를 만나 RE100 전문 솔루션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 배경을 들어봤다.
우선 신성이엔지는 지난 2020년부터 업계 최초로 RE100 전담팀을 운영하며 RE100 프로그램에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해왔다. 특히 올해 상반기 RE100 관련 수주가 200억원에 달하면서 관련 매출 규모는 신성이엔지 전체 20%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윤 상무는 RE100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확신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30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는 21.7%로 설정됐다. 하지만 새롭게 들어선 정부는 이를 30%까지 상향조정하는 공격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 중이다. 5년 내 설치량도 현재 3GW에서 10GW까지 늘릴 계획이다.
더욱 중요한 건 시한의 촉박함이다. 윤 상무는 "미국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의 RE100 압박 시한이 2030년부터 시작하고, 같은 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해야 한다"며 "내년부터 시행하는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까지 고려하면 단기간 탄소감축 미달성은 수출 중심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진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국가별 RE100 기업 달성률은 글로벌 평균이 42%인데 반해 우리 기업들은 12%에 불과했다. 국내 RE100 가입 기업 37개사 역시 전력의 12% 수준만 신재생에너지로 공급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윤 상무는 신성이엔지가 올해 들어 RE100 수주에 집중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수주한 H사 공장 4.2MW, S사 5공장 1MW에 대해 지난 5월 각각 사용 전 검사를 마쳤다. S사 3공장 역시 수주했다. 6월 말 기준 재생에너지 사업부문 누적 수주액은 500억원 이상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을 반기 만에 달성했다.
윤 상무가 특히 주목하는 건 산업단지 RE100 시장이다. 그는 "경기도 내 193개 산업단지로 RE100이 확대되고 있고, 군산산업단지에서도 12MW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구축 사업 중 3.5MW 규모, 50억원 수준 'EPC' 사업을 수주했다"며 "산업단지는 입주기업들의 RE100 이행을 지원하고 에너지 비용 절감까지 가능한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성이엔지가 RE100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건 단순 EPC를 넘어선 종합 솔루션이다. 윤 상무는 신성이엔지 사업 방식에서도 변화를 예고했다. 특히 지붕임대사업과 자가용구독(리스)사업을 RE100과 연계한 컨설팅 전략이 핵심이다.
윤 상무는 "지붕임대사업은 임대인이 무자본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임차인은 태양광발전사업을 통한 발전수익을 얻는 상호윈윈 구조"라며 "1MW 기준으로 5년 선납금을 받으면 첫해 2억원 목돈을 받고 6년 차부터 20년까지는 연간 4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성이엔지는 지붕 노후 보수까지 패키지로 제공한다. 윤 상무는 "전문 지붕보수업체가 지붕을 복원하고 태양광을 설치해 사업주 입장에서는 노후된 지붕을 자본 투입 없이 보수하고 임대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가용구독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건물주가 태양광 설비를 소유하지 않고 구독료만 지불하는 에너지 구독형 모델로, 초기 투자비 부담 없이 RE100 대응과 전기료 절감이 동시에 가능하다. 잉여전력은 한전과 에너지공단에 판매해 추가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
윤 상무는 특히 RE100 플랫폼 컨설팅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 2020년부터 RE100팀을 운영하며 업계에서 RE100 프로그램에 특화된 서비스를 처음 시행했다"며 "'Five Forces' 분석과 'TCP' 분석을 결합해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를 연계한 고객맞춤 컨설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성이엔지는 파워플래너를 통해 고객 전력량을 분석하고 다양한 RE100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제안한다. 대기업은 CDP 컨설팅까지 제공한다.
윤 상무는 올해 하반기 전망도 낙관적으로 봤다. 그는 "지난 5월에 HL만도 8MW, P사 임대사업 5MW 등을 수주했고, 6월에는 씨엔씨티에너지와 연간 60MW 규모 협약을 체결했다"며 "올 하반기에는 산업단지 태양광 RE100 EPC 매출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축소는 오히려 기회로 봤다. 윤 상무는 "미국이 재생에너지 세제혜택을 30%에서 10%로 축소했지만, 구글은 14GW PPA 계약을 체결했고 아마존도 5년간 100GW에 15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며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급증은 정책과 반대로 재생에너지 성장 그래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상무는 신성이엔지 사업 전략에서도 변화를 예고했다. 단순 EPC 중심에서 벗어나 사업주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그는 "새만금사업과 연료전지, BESS 등 신재생에너지에 자기자본을 투자하는 사업주 역할과 함께 RE100을 접목하는 태양광 EPC 사업의 '윈-홀드-윈' 전술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윤 상무의 최종 목표는 명확하다. 그는 "수요가 급변하는 시장에서 하나의 전쟁을 승리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두 개 승전을 모두 취하고자 할 때 비로소 가장 중요한 전쟁을 확실히 선취할 수 있는 윈-플러스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주 위치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을 선점하고 RE100을 활용한 EPC 시공을 진행해 자본수익과 매출이익을 동시에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상무는 신성이엔지 미래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수상태양광과 산업단지, 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 성과를 통해 올해 매출액 증가와 함께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며 "국내 RE100 수요 증가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반 사업모델 확산에 따라 태양광 기자재 등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 EPC와 전력거래 등을 아우르는 종합에너지솔루션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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