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경찰 순찰 도중 동굴에서 3명 발견
40대 여성 "자연과 조화 이루며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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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인도 남부의 한 정글 속 동굴에서 어린 두 딸과 함께 생활하던 러시아 여성이 현지 경찰에 발견됐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카르나타카주 고카르나 지역 경찰은 9일 순찰 도중 정글 내 동굴에서 성인 여성 1명과 어린 소녀 2명을 발견했다.
이들은 러시아 국적의 니나 쿠티나(40)와 딸들(6세·4세)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산사태 우려 지역을 순찰하다 힌두교 신상이 놓여 있는 동굴을 발견, 안으로 진입했다. 내부에는 생활 흔적과 간단한 주거 구조가 있었다.
쿠티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았다. 9개월 동안 본 뱀은 네 마리뿐이었고, 그 누구도 우리를 해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을 위험에 방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쿠티나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지난 15년간 고국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말레이시아, 태국 등 여러 나라를 떠돌며 생활했고, 2016년 인도에 입국해 요가 수련과 러시아어 교육 활동을 해왔다.
비자가 만료된 뒤에는 네팔로 출국해 관광 비자를 새로 받아 2020년 다시 인도로 들어왔다. 현재 함께 있는 딸 중 한 명은 인도에서 태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 조사에 따르면 쿠티나는 친척이 보내는 돈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이민국 조사에서는 “나는 인도를 사랑한다. 계속 이곳에 머물고 싶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두 딸의 아버지인 이스라엘 국적의 브라르 골드스틴(38)은 아이들의 공동 양육권을 요청했다.
그는 “2024년 10월 이후로 아이들을 전혀 만나지 못했다”며 “쿠티나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고 외부와의 접촉도 끊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인도 당국은 비자 초과 체류 문제로 쿠티나와 두 딸을 러시아로 송환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인도·러시아 정부 모두 항공편 비용을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실제 추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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