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동네 치킨집에서 1년 동안 같은 메뉴를 먹으며 단골이 된 손님이 최근 해당 치킨집에서 겪은 일을 온라인에 올린 뒤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주문도 하기 전에 치킨집 사장이 늘 시키던 메뉴를 미리 준비했지만, 정작 손님은 다른 메뉴를 주문하고 싶어하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단골 치킨집…화장실 간 사이, 늘 먹던 메뉴 조리한 사장님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근 '치킨집에서 제가 까다로운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A씨는 "1년 전 동네에 작은 치킨집이 생겼다. 유명 프랜차이즈는 아니고 배달도 안 하고 홀 영업만 하는 옛날 스타일의 치킨집"이라며 "오픈 이후 일주일에 한 번씩 가서 치킨과 생맥주 한 잔을 마신다. 매운 양념치킨을 좋아해 항상 같은 걸 주문한다"고 적었다.
글을 올린 하루 전에도 A씨는 단골 치킨집을 방문했고 주문하려는 순간 속이 좋지 않았다. 그는 "사장님에게 '화장실부터 다녀와서 주문할게요.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문제의 상황은 약 20분 뒤 자리로 돌아왔을 때 일어났다.
A씨에 따르면 치킨집 사장은 자신이 늘 주문하던 매운 양념치킨을 들고 테이블로 다가오더니 "오늘도 이거 맞죠"라면서 조리된 치킨을 내려놨다.
하지만 A씨는 "치킨집에 처음 갔을 때부터 다른 치킨은 한 번도 먹은 적 없고 늘 매운 양념치킨만 1년 정도 먹어왔더니 양념이 너무 질려 냄새도 맡기 싫어져 담백한 프라이드치킨을 먹으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치킨집 사장에게도 "사장님 제가 이제 매운 양념은 오랫동안 많이 먹어서 너무 질렸다. 지금 속이 안 좋다. 오늘은 프라이드 치킨으로 먹을게요. 프라이드로 주세요"라는 말을 전했다고 썼다.
사장은 "올 때마다 항상 이것만 먹었잖아요. 일부러 화장실 갔다 와서 바로 먹으라고 미리 만들었다. 이왕 만들었으니 오늘만 그냥 먹어달라"고 양해를 구했고 A씨는 "도저히 못 먹겠다. 프라이드로 새로 해달라"고 했다.
사장도 "그럼 이건 어쩌냐"며 "생맥주 한 잔 서비스로 줄게요. 미안하지만 오늘만 그냥 먹었으면 좋겠다"고 다시 한번 부탁했다.
단골 치킨집에서 주문하기 전 미리 조리한 치킨을 가져다준 치킨집 사장과 다른 걸 주문하겠다는 손님의 상황을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A씨는 "도저히 못 먹겠다는데도 사장님은 '이거 너무 아까운데. 나도 먹지 못하고 그냥 버려야 하는데'라며 새로 해줄 수 없다는 듯이 말하시더라"면서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음식 장사하는 가게는 잘못 나온 음식은 아까워도 과감하게 버리는 걸 감수하고 장사하는 거 아니냐. 사장님이 프라이드를 새로 해줄 마음이 없는 것 같아서 안 되면 못 먹으니 그냥 가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A씨에게 사장이 "화장실 갔다 와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게 해주려고 나름 신경 써서 미리 만든 건데. 너무 까다롭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이날 일을 설명한 A씨는 "양념치킨은 쳐다보기도 싫고 더군다나 배가 아픈데 매운 치킨을 참고 먹으라는 게 말이 되나. 제가 원하는 프라이드치킨으로 새로 만들어주는 게 정상 아니냐"라고 물었다.
"마음 써준 건 맞지만, 사장님 실수" 불편한 서비스 지적한 네티즌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사장이 당연히 잘못한 거긴 한데 청개구리 심보 발동한 것 같아 보인다"며 A씨를 지적하는 글이 있는가 하면 "단골이 또 찾아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미리 준비하신 거 같다. 사장님이 실수하신 거니 매운 치킨은 서비스로 드리고 주문으로 프라이드를 해드렸으면 서로 기분 좋았을 것 같다", "손님 취향을 잘 알더라도 어떤 메뉴로 주문할 건지 먼저 확인한 후 얘기가 된 상태에서 조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 치킨집 사장의 '불편한' 서비스를 짚어내기도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